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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文響..

나이 한살 또 얹으며.. 시 한 편

by bigmama 2021. 1. 16.

 

 

           < 나무학교 >

 

                                - 문정희 -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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