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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시어머니의 남자 친구

by bigmama 2011. 6. 16.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부부만 둘이서 단촐하게 살고 있는 이웃이었는데...

 

윗층 할머니.

남편이 정년을 맞은 후 두 해 가량 넘기고 나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후

아담하게 예쁘장하신 할머니는 홀로 조용히 사셨다.

산에도 열심히 다니시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시며...

 

아래층 할아버지.

억척스러웠던 아내에게 부대끼며 살았지만

억척스러웠던 덕에 재산도 어느정도 모았는데

그만 아내는 훌쩍 세상을 떠났고

깔끔한 모습처럼 젠틀하고 깨끗하게 혼자 사셨다.

 

세월은 흐르고...

이제 두 분 모두 칠십 후반이신데

십년도 넘게 오다가다 마주치며 인사 정도는 나누며 지내던 이웃이라

자식들은 물론이고 그간의 집안 사정을 바람결에 들어 대략 아는가 본데

이 두분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튼 모양이다.

두분이 같이 산에 가시고 위험한 곳에선 할아버지가 할머니 손을 잡아주시는걸  

그만 할머니의 며느리 친구가 봤다지 뭐야.

 

이 사실은 며느리인 친구 귀에 바로 들어가고...

할머니도 며느리 친구를 아는터라  

"네 친구에게 들꼈다 야~ "이러면서 며느리에게 이실직고 하셨다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그 연세의 어른이 손까지 잡아주는 경우라면 많이 가까우신 모양이라며 

두 분이 적적하시던 차에 서로 좋은 친구가 되시는 것 같으니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친구를 다둑거렸는데...

친구는 가벼운 표정만은 아니었다.

 

홀로된 노년일수록

이성친구의 존재는 훨씬 더 즐거움을 줄 것같다.

잊고 살았던 여자로,남자로의 존재감이 세삼 느껴질테니...

삭막했던 마음도 촉촉해지고

하루를 설레임으로 시작하실터.

 

두 분이 알콩달콩 우정을 이어가시기를 빌며

노년의 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나저나 혹여 친구의 우려처럼 살림합치기까지야 안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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