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 드려다보던 달력을 모두 내리고
잉크냄새가 상큼한 2013년 새 달력을 걸었다.
새하얀 여백에 희망을 심으며...
내려진 묵은 달력을 한장 두장 넘겨가며 지난 세월을 훓어보니
주마등처럼 일년 세월이 눈 앞에 흐른다.
역시나 다사다난했던 한 해.
날짜밑에 적혀있는 간단한 메모를 읽노라니 지나간 시간들이 재생되는데
잊지 못할 일도 있고,
잊기 싫은 일도 있고,
잊고 싶은 일도 있고...
이것이 삶의 모습일테지.
올 한해도 별 일없이 무탈하게 살아내서 감사합니다..
변함없이 든든한 당신에게도 감사합니다..
몸건강하게 제 할 일하며 지내는 아들님들 감사합니다...
수행자들은 삶에 의미부여를 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우리같은 속인들이 별 볼일없는 자잘한 일상에도 굳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름대로 삶을 건강하게 살기위한 방법.
인간이 삶에 의미를 상실하는 때는 신이 되거나 혹은 병들었거나...?
반짝반짝 빛나는 새 달력에
일년치 집안 행사를 제일 먼저 적어 넣었다.
언젠가부터 새달력을 걸때면 모래시계를 새로 뒤집어 놓는 심정이 되는데
하얀 여백의 상태로 남겨진 2013년의 나날들에게 적혀질 간단한 메모는
과연 어떤 내용일런지...희망 반,기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