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들과 둘이 마주한 식탁에서
세상 이야기로 이러 저러한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다가
급기야는 이내 작은 설전(?)으로 확산되 버렸던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관념의 차이에서 오는 부딪침이랄까...
내가 이십대일 때
그 당시 기성세대(부모님및,그 외 어른들)들과 대화하다보면
위화감이랄까,거부감이 드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 이유란게 단순하게도 어떤 현상에 대한 어른들의
단정짓듯 정의하는 그 어투에 있었던 듯 한데.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며 정의하는 단정적인 어투와 어휘때문에
듣는 순간엔 앞뒤 생각 없이 그저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었다.
시간지나 되집어 보면
그리 얼굴 붉히거나 마음 상해 할 말씀들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
나 또한 그 어른의 모습이라니...
내 나이 오십이 넘었다하나
이 세상의 구조와 이치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더 이해되지 않고 모르는 것 투성이 뿐인것을.
내 판단과 사고방식의 개념만으로는
요즘 젊은이들의 의식이나 개념과 공통적이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으로만 포장해 말하기에는
뭔가 불안하고 불안정한 이 시대이기에
내 딴에는 염려와 함께 자각하라는 의미로
번번히 마음에도 없는 딴지를 놓거나 우려를 나타내기 일쑤다만
그러다 보면 시각적인 면이나 의견에서 많이 다름을 확인하곤 한다.
살아온 세월이 근 30여년 차이가 나고 내 자식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가
내 젊은 시절의 시대와 너무도 다른데
지금 젊은이들의 살아가는 방법이나 관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참견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나...
아니,소용은 둘째치고
내 판단이나 생각이 맞기나 하는 것일까?
돌이켜보면
내 아버지께 말씀을 전해들었던 내 윗대에도,
내가 살아온 내 대에서도 내가 겪었듯이
역사(가족사)란 결국 부모와 자식간의 설득이나 훈계
혹은 그로인해 발생되는 투쟁(?)의 시간들이었던것을...
인생도 관념도 제각각이란걸 알면서도
결국은 생각이었을 뿐
결코 유연하지 못한 내 사고를 아들을 통해 번번히 확인하니
혼란스러운 맘이 들곤 했다.
혹여 내 생각이나 판단에 아집이 스며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