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바람 쐴 요량으로 나갔다가 만포면옥에서 빈대떡에 물냉면 한그릇씩 먹고
산성쪽 둘레길을 잠시 걷다가 돌아오는 길에
구파발 화원 단지를 지나며 잠시 차를 세우고
꽃구경을 하는 중에
싱싱한 모종에 눈이 갔는데...
고추며 상추며 토마토며 가지며...
모종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키우고픈 마음이 들어 덩달아 구매를 했네요.
밭?
그동안 단지 내,아무도 신경 안쓰는 버려진 화단을 보고
텃밭을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몇번 하긴 했지만
농사도 모르는데다가 밭으로 만들어야 하는 그 노동이 무서워서 엄두도 못냈는데
모종을 사면서 그 화단을 생각했더랍니다.
청양고추 모종 한판을 사고,
토마토도 4포기 사고,
호미사고, 퇴비사고...
일단 저질러 보기로 했지요,머.
무식하면 용감합니다...
집에 오자마자 텃밭 일구기 시작!
화원 주인에게 들은데로
먼저 잡초를 뽑아내고 호미로 땅을 솎으며 돌도 골라내고...
퇴비를 부어 흙과 섞어주고...
간간히 보던 고추밭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고추 모종을 심었답니다.
모종을 심고 났더니 대충 밭모양이 되더라구요.흐뭇~~
미리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모종부터 낼름 사는 바람에
아무런 지식도 없이 꽃 심듯이 심었는데...
나중에 고추심는 법을 검색해 봤더니
땅을 깊게 파고 흙과 퇴비를 잘 섞어야 했는데...
고추는 너무 깊게 심은 것 같으네...
간격도 좁고...
지지대도 설치해 줘야 한다 그러고...
바로 옆에 잡초만 무성했던 이런 빈 땅이 또 있더라구요.
이곳엔 뭘 심을까 궁리하다가
다음날 내처 구파발 화원 단지에 나가서 상추 한판과 퇴비,지지대를 사가지고 와서
또 밭을 만들었네요.
겨우 한평이 조금 넘을까한 이 공간에도 20키로 퇴비 한포대를 몽땅 집어넣었는데
너무 많은 양을 넣은 건 아닌지...설마 모종이 죽진 않겠지요...?
그리고 옆 밭의 어제 심은 고추를 이곳으로 옮겼답니다.
이곳에는 고추 상추 토마토...
근 이틀동안 두평 남짓한 밭을 마련했네요.흐뭇~
저걸 만드느라 어제는 종일 밭에서 살았는데...
오늘은 비까지 내려주어서 싱싱하네요.
그나저나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진정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겨우 두평인데
호미질 좀 했다고 손아귀도 아프고
쪼그려 일했더니 다리에 알이 배겼어요.
산에 다녀도 안생기던 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