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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에서 만난 인연 2024년 새해를 맞이하고 새해 둘째 날인 1월 2일. 이틀 전에 폭설이 내렸기에 산행은 포기하고 가벼이 걷자며 나선 우이령 산책이다. 세족시설은 꽁꽁..! 우이령 초입의 도로는 군데군데 눈이 녹아서 조금 질퍽했지만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울퉁불퉁한 얼음판의 연속..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유격장. 혹시나 싶어 챙겨온 벨트형 아이젠을 착장하고, 두 눈 가득 오봉과도 눈 맞춤. 그간 우이령을 여러 번 걸었어도 늘 평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속살이 훤히 드려다 보이는 탓일런가.. 의외로 경사가 꽤 있는 길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와자작 와자작..얼음이 부서지는 소리. 발밑에서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묘하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대피소 공터에서 배회하는 강.. 2024. 1. 9.
제일 추웠던 날,롯데월드몰에서 놀기 12월 모임 장소를 의논하다가 추위도 피할 겸, 송년 분위기도 즐길 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막상 모임 날이 되자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갔다.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 날, 털옷을 입고 중무장한 후 강추위 속으로 총총..! 지하철 타고 롯데몰 도착. 롯데몰 내부는 송년 분위기 물씬~!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 백화점에 가면 유독 할머니 단체 손님들이 많았는데 우리가 이곳을 서성이면서 할머니들의 심정이 공감되었다. 미리 예약해 놓은 멕시칸 음식점, 언더보더. 나쵸와 칠리소스가 서비스로 나오고, 내용물에 비해 음식값이 조금 비싼 감이 들었지만.. 생소한 멕시칸 음식을 먹으며 멕시코 여행 대리만족..! 식사 후 산책 삼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구경하였는데 70년대의 음악다방과 영화관 간판이.. 2023. 12. 28.
보랏빛 송년회 그동안 자유롭게 송년 모임을 했던 단골 음식점이 사정상 영업을 종료하게 되어 모임 장소를 고민하다가 마침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친구 집에 비어있는 룸이 있어서 조촐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그곳에서 송년모임을 하였다. 올해 드레스 코드는 보라색. 친구는 송년 모임을 위해 실내에 있던 가구를 옮기고 송년 분위기가 나도록 별 장식 조명도 걸어놓고 새로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의 수고를 홀로 치렀다. 상차림이 이쁘지요? 처음 드레스코드를 정했을 때만 해도 기껏 머플러나 장갑등의 작은 소품만 착용하고 나왔는데 이젠 완벽한 드레스 코드 착장이 되었다. 식사 후 한해를 무탈하게 보낸 것에 감사하며 촛불 잔치..! 다 같이 촛불 끄기, 후우~! 올해 송년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총무가 준비해 온 보라색 가발 착용이었다. 모두들 .. 2023. 12. 25.
오늘은 동지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동지는 새해가 시작되는 작은 설..! 올해는 애동지라서 팥죽을 안 쑨다고 하는데 내가 팥죽을 좋아해서 만들었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먹는 거라는데 나이 먹는 건 싫어. 팥을 삶아서 채에 걸려 팥물 만들기. 요즘에는 삶은 팥을 믹서에 드르륵 갈아서 팥죽을 간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난 엄마가 해주셨던 옛 방식으로 만드는 게 역시 제일 맛있다. 찹쌀가루와 맵쌀 가루를 섞어서 익반죽 하여 새알심을 만들고, 호롤 하게 팥죽이 완성되면 총각무로 만든 동치미를 곁들여서 냠냠.. 난 순전히 팥죽 때문에 동치미를 만든다. 2023. 12. 22.
한파여도 즐거웠던 홍제천 산책 한파가 몰아친 지난 일요일. 날씨가 추워서 집콕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홍제천이나 살살 걷자고 부추긴다. 처음엔 안 가겠다고 했다가 에이~집에 있으면 또 뭐 하나 싶어 꽁꽁 싸매고 따라나섰다. 집을 나선 시각은 오후 3시쯤. 짧은 해는 그새 서산으로 많이 기울어져서 산책하기엔 조금 늦은 시각이었지만, 코끝이 아려오는 추위에도 제 세상을 만난 듯한 청둥오리의 부지런한 발놀음에 기분이 경쾌해졌다. 개천을 어슬렁거리는 백로도 보이고, 요즘 홍지문 부근의 개천은 공사가 한창이어서 산책로는 통행 불가. 대신, 홍지문을 통과한 후 다시 산책로로 건너갔다. 옥천암 앞 개천에는 살얼음이 얼었고 살얼음을 피해 물놀이하는 오리 떼가 유유자적 노닐고 있었다. 얘네들은 발도 안 시린 지.. 뜬금없는 오리 발 걱정..! 그늘에 가.. 2023. 12. 20.
가을비 내리던 장충단 공원 친구들과 남산을 걷기로 했던 날. 고운 단풍 보기는 애저녁에 포기했어도 깊은 가을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택했던 남산길이다. 장충동에서 점심을 먹고 남산을 걷기로 했는데 공교롭게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일정을 바꾸려다가 일단 동대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에 내릴 거라던 비는 일찌감치 부슬부슬 내리고.. 장충동에 왔으니 오랜만에 족발을 먹어보자며 족발집을 기웃거렸는데 남편과 수십 년 전에 몇 번 들렀던 족발집이 어디인지 도통 기억이 가물가물.. 친구들과 족발집에 온 건 처음이었다. 이럴 때 막걸리도 먹어보자며 친구가 따라 준 막걸리 한잔을 받아 들고 보니 자유로운 이 나이가 더 좋아진다. 이 날 막걸리 먹은 건 남편에겐 비밀..!ㅋ 식사가 끝나도 비는 계속 내려서 남산길 걷기는 포기하고 옆 빌딩에 있.. 2023.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