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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

부전나비

by bigmama 2021. 10. 26.

어느 여름날이었다.

꽃이 피어 있지도 않았는 데다

쉬어가기에도 영 편치 않을 것 같은

울퉁불퉁한 잎 투성이인데도 다육이에게 날아든 나비가 반가워서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했건만..

 

 

 

 

 

알고 보니 알까기 하려고 그랬나 보다.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잘 자라던 홍옥이 갑자기 후드득 잎이 무너져 내리기에

비 때문에 무름병이 온 줄 알고 서둘러

베란다 안으로 들여놓았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가끔씩 베란다 안 방충망에 부전나비가 붙어있는 걸 발견하곤 했다.

얘네들은 대체 어디로 들어온거야..

 

 

 

 

그때까지도 실상을 알지 못해

부전나비가 집안으로 들어온 걸

그저 신기하게만 생각했더랬는데..

 

 

 

 

 

잎장이 거의 떨어져서 소생하지 못할 줄 알았던 홍옥이

올망졸망 새 잎을 피우는 걸 기특하게 바라보다가

줄기에 붙어있는 애벌레를 보고 깜놀..!

어쩜.. 요 녀석이 범인이었던 게야..

 

줄기에 붙어있는 녀석을 떼어내느라 몸서리가 쳐졌지만

빗자루로 쓸어서 창밖으로 내보내며

드넓은 세상에서 맘껏 호의호식 하기를 빌어 주었다.

 

 

 

 

 

부전나비 조심하라던 다육이 고수들의 이야기를

그저 남의 얘기로만 알았는데

알을 까고 부화하고 나비가 되어 날아다닐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ㅉ~!

 

농부님들이 허수아비를 세우거나

반짝이 금줄을 쳐놓았던 애타는 심정을 세삼 알 것만 같다.

쓰다보니 별 것도 아닌 일을 길게 주절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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