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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299

미완의 솔내음 누리길 산책 지난 토요일 오후. 북한산성 계곡이나 슬슬 둘러보려고 나갔는데 팔랑팔랑 흩날리던 눈이 갑자기 마구 쏟아진다. 마음은 이미 봄을 향해 있어서였을까? 마냥 꽃비 같았던 느낌..! 산성입구는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구조대 차가 여러 대 윙윙거리고 있었는데 주변 상인에게 들으니 염초봉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다네.. 에구.. 산에서는 늘 겸손해야 하고 행여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사고 소식을 듣고 나니 입산할 마음이 사그라져서 둘레길이나 걷기로 하고 내시 묘역 길로 총총.. 한바탕 내릴 것 같던 눈은 금세 그쳤다. 길 가의 마른풀 사이로 하얀 별같은 들꽃이 반짝거렸다. 둘레길은 대로로 향하고.. 우리는 목적지도 없이 마음 가는 데로 걷기로 했다. 걷는 동안 효자동에 얽힌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아하~! 이래서 .. 2022. 2. 22.
서오릉 설경 오랜만에 펑펑 눈이 내렸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송이를 창밖으로 내다보다가 북한산 산행이 가능한지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역시나 입산금지란다. 오후 들어 눈이 조금 잦아들기에 산책하기 좋은 서오릉으로 go~!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은 완전히 그쳤다. 꿩 대신 닭이라고, 북한산 대신 서오릉으로 왔는데 하얀 설원으로 변한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 임금님~! 눈이 와서 좋으신가요? 저는 참 좋네요. 비둘기도 좋다고 산책로를 종종거리고, 모처럼 흠뻑 내려준 눈을 즐기려는 듯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목화꽃 닮은 설화도 이쁘고~ 제설차가 남긴 발자국이 기찻길을 똑 닮았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는 길. 시몬 너도 좋으냐? 눈 밟는 소리가.... 2022. 1. 23.
눈 찾아 나선 북한산 그동안 몇 차례 눈이 내렸어도 소리 없이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곤 했기에,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던 날 북한산성으로 눈 찾아 나섰다. 그럼요.. 그럼요.. 양지바른 곳은 눈 내린 흔적도 없이 말끔한 모습이었지만 발밑에서 느껴지는 눈의 감촉은 오감을 자극했다. 뽀드득.. 뽀드득.. 눈과의 밀어를 즐기며 걷는 길. 계곡은 얼어붙었어도 얼음 밑으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에 귀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 또랑또랑한 물소리는 마치 생명의 소리 같았다. 산을 오를수록 겹겹이 입고 간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한 겹 걷어내니 날아갈 듯 가볍다. 오롯이 남겨진 갈색 추억들이 텅 빈 산을 점점이 메꾸고.. 눈과의 행복한 밀어는 계속 ing~. 가슴 밑바닥까지 닿은 깊은 호흡은 또 다른 희열이 되고, 느닷없이 맞닥뜨린 .. 2022. 1. 13.
이쁜 가을 산책 지금은 가을 중 가장 이쁜 때!! 한옥마을부터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 늦은 오후의 가을볕이 마법을 부리는 시간이었다.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버린 고엽도 가을 햇살을 받으면 신데렐라가 된다.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은행나무잎에도 노랗게 가을물이 들었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늘씬할 수가~~ 마법에 걸린 신데렐라 나무들.. 초월 스님의 태극기가 휘날리는 데크길을 걷고, 숲속의 라이브 카페에서 흘러 나오는 올드 팝송을 들으며 가을의 심연 속으로.. 북한산 봉우리의 멋진 모습이 바라 보이는 의상봉길. 지가 무슨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나 된 것처럼.. 개울가 옹벽 위에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 길냥이를 보았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는 고양이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자고 .. 2021. 10. 29.
얼마만큼 왔나..북한산 단풍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서 겨울 내음 물씬하던 휴일. 모처럼 단풍 맞이하러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 가을은 얼만큼 와있을까.. 얼굴을 스치는 싸한 공기가 상쾌했다. 근데,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이게 왠.. 초록 초록한 풍경인지.. 며칠 전에 내려준 비 덕분에 계곡은 풍성하게 물이 흘러 내렸다. 여름날의 메아리같던 콸콸..물소리. 그 소리에 목덜미의 솜털이 슬쩍 날을 세운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한결같은 초록 초록 단풍잎. 아직 산속은 여름이 머물고 있는 느낌이었다. 중성문에 오르니 그제야 보이는 볼그레한 담쟁이 얼굴. 이곳 쉼터에서 잠시 쉬어 가려고 했는데 아예 꽁꽁 싸매어 놓고 접근 금지 상태로 만들어 놨다. 얼마큼 더 올랐을까..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울긋불긋한 단풍! 와~ 역시 가을이었어..! 단풍을 본 .. 2021. 10. 19.
꽃무릇보러 안산에 갔더니.. 추석 연휴에 찾아 간 안산 자락길. 명절을 지낸 피로감이 풀리지 않아 심신이 노곤했는데도 이때 아니면 그나마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꽃무릇을 볼 욕심으로 안산을 산책코스로 잡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꾸 치솟는 아파트만 보이는 전망대. 아파트가 인왕산 목까지 차올랐다. 쯔..! 맥문동의 보랏빛 여운에 지나간 여름이 흔적처럼 남아있는 길. 가을은 하늘을 우러러보아야 하는 시절. 요즘은 하늘이 어찌나 이쁜지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시내를 내려다보다가 인왕산을 배경으로 한 장~! 야호~~ 꽃무릇이다~~ 자락길 초입에서 줄기만 남아있는 꽃대를 보고 잠깐 실망했지만, 그래도 위로 올라가면 분명 꽃무릇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부지런히 올라왔더니 역시 하늘이 무심하지 않았다. 이미 때를 지나 싱싱한.. 2021.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