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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299

북한산 산행 만추의 북한산 산행. 잎이 꽃으로 피어난 두 번째 봄, 가을도 이제 그 끝자락에 다다랐다. 붉은빛 고운 단풍을 보려면 사람 손이 많이 닿은 곳에 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근한 가을빛을 만끽하려면 자연의 손길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산이 최고! 그동안 도심 곳곳에서 곱디 고운 단풍을 많이 보았지만 산을 오르며 감상하는 단풍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그건 마치 되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순간적인 쾌감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지난 폭우에 무너졌던 작은 돌탑이 다시 하나 둘 세워졌다. 나도 주변에 뒹구는 작은 돌을 주어서 살포시 얹고 지나갔다. 그새 낙엽이 뒹구는 산길은 스산하기도 하고 쓸쓸해 보였다. 계곡을 빼곡히 덮고 있는 낙엽. 팔랑팔랑 떨어지는 낙엽비.. 그 틈에서도 노란 단풍의 화사함은 .. 2022. 11. 11.
가을빛 산책 요즘은 가을빛이 너무 이쁘다. 늘 다니던 산책로도 가을 옷을 입어서 황홀경 그 자체. 노란 은행잎이 떨어진 길을 걸을 땐 우수의 감성에 젖기도 하고, 늦은 오후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빛에 몰골이 까칠한 이파리도 투명하게 빛났다. 오늘은 가을빛을 쫓아 무작정 걷기! 창릉천을 감싸고 있는 낮은 산자락에도 가을빛이 깊숙히 들어앉았다. 가을빛 속에서 빛나던 초록빛 배추 군단. 단풍나무를 뒤덮은 덩굴은 무서운 괴물처럼 보였다. 부디 단풍나무가 온전하길.. 길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흥국사 앞. 어느새 해는 저물고.. 저문 해의 부드러운 여명이 북한산 봉우리에 스며들었다. 요즘은 가로수 단풍도 너무너무 이쁘다. 바스락 바스락.. 도로가에 쌓인 낙엽만 골라 밟으며..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가 즐겁게 들렸다. 가로수 단풍.. 2022. 10. 29.
꽃무릇 주어담기-(안산) 오랜만에 안산 자락길을 걷기로 했다. 홍제천 인공폭포 앞. 인공 폭포 앞 광장에는 가을꽃이 만발한 조그만 꽃밭이 조성되어 있었고 꽃으로 꾸며진 태극기와 독립문은 포토존이 되었다. 무서운 공룡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쥐라기 공원 국화 꽃밭. 징검다리를 건너 안산으로. 연희 숲속 쉼터를 수놓았던 꽃도 이제 거의 다 시들었다. 오늘은 자락길 입구 반대 방향으로 go~! 어머나, 꽃무릇이 아직도 피어 있다니.. 추석 무렵에 피는 꽃이라서 벌써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꽃무릇을 만났다. 이 무슨 행운이라니~~! 야호~~! 능안정 뒷길에서 만난 꽃무릇 꽃길. 비록 퇴색된 모습이었어도 나에겐 감지덕지였던 자태였다. 손 닿을 듯 가까워 보이던 인왕산 성곽. 자락길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산과 인왕산. 산기슭에.. 2022. 10. 5.
서오릉 산책 명절이 지나가니 큰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밖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나갔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서 서오릉을 잠시 둘러 보았다. 작살나무에 핀 하얀꽃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긴 장마를 지나는 동안 얼씬도 안 했던 서오릉이었기에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임금님! 오랜만이야요~ 옛날같으면 곤장 백대도 더 맞았을 것이지만 지금은 참 좋은 세상..!ㅋ 릉 안으로 들어갈 수록 코 끝에서 맡아지는 나무향이 진하디 진했다. 키 큰 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을 걸을 때면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게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새로 생긴 안내판인데 서오릉에 맹꽁이가 서식한다네. 사진을 보니 개구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남생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평생 맹꽁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쯧! 오늘은 이쪽 길로~! 마.. 2022. 9. 14.
태풍 전야, 북한산. 종일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였던 휴일 오후. 국립공원 입장 금지라는 뉴스를 듣고 북한산 둘레길이나 걷자고 나선 걸음이었는데 막상 북한산성 입구에 당도하니 차량만 출입이 통제되었고 산책은 가능한 상태였다. 태풍 힌남도가 곧 상륙할 거라는 예보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도로에 나뒹구는 고엽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장애 탐방로에 들어서니 화사하게 핀 벌개미취가 내 시선을 붙잡았다. 경직되어 있던 내 마음이 꽃 앞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던 순간..! 흐드러진 개미취에 흐렸던 마음이 활짝 개이고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느낌! 친구를 만난 것처럼 노란 마타리도 반가웠다.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이 언제 비를 뿌릴지 몰라 자꾸 하늘을 올려다보긴 했지만, 연보랏빛 흐드러진 꽃밭을 만날 때마다 상승되는 기분이었다... 2022. 9. 5.
북한산 구기계곡 산행 구기동에서 북한산으로 오르는 길. 예전에는 북한산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이 길을 많이 이용해서 많지 않은 가게터에 자리를 잡은 음식점과 아웃도어 상점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는데, 지하철 3호선 불광역이 생긴 뒤부터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점점 줄더니 급기야 지금은 가까이 사는 사람만 어쩌다 드나드는 곳이 되었다. 요즘은 교통 편한 곳이 최고인 세상..! 산 입구에 있던 구기분소도 동네 끝자락에 내려와 앉았다. 원래는 이 통나무집이 구기분소 자리였는데.. 숲으로 들어서니 자주 내려준 비 덕분에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좀 전에 내린 소나기를 왕창 머금은 산속의 축축한 기운이 몸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서 솔직히 기분은 별로였는데.. 그래도 우렁찬 물소리에 세뇌된 귀는 시원하다 하네. 시원한 계곡 바람을 기대하며.. 2022.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