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산행 이야기301 나의 오아시스..북한산 설경 지난 휴일 아침, 언제부터 흩날렸는지 모르는 눈이 살랑살랑 내리고 있었다. 먼지처럼 흩날리는 모습이라 곧 그치겠거니 했는데 정오가 넘도록 끈질기게 나부끼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북한산으로 향했다. 눈이 조금 내려서 설화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나뭇가지마다 빈자리 없이 하얗게 덮여 있는 설경이라니.. 아.. 이뻐라... 그동안 눈이 여러 번 내렸는데도 바빠진 일상에 심적인 여유도 없었고, 빙판길이 염려되어 몸을 사리느라 산행할 생각도 못하고 지냈는데 이번 눈만큼은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먼저 지나간 사람들이 남기고 간 낙서 옆에 나도 손 발자국 꽝! 찍고, 눈이 하얗게 쌓인 한 겨울에 이토록 계곡물이 풍부한 모습이라니..! 그동안 계절에 상관없이 북한산을 자주 산행했어도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 놀랍기만 했다.. 2023. 1. 17. 진관사 초겨울 풍경 고양 스타필드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책 삼아 진관사에 들렀다. 진관사 입구에는 그 사이 새로운 데크길이 도로 왼쪽에 만들어져 있었다. 데크길 끝에 다다르니 새롭게 단장한 길이 보였고 호기심 많은 마음이 발길을 이끈다. 이곳에도 말끔하게 정비된 계곡이 있었네.. 그동안 이쪽 계곡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가을이 머물다 간 자리에 겨울의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계곡 끝에 극락교가 보였다. 무성했던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니 늘 다니던 건너편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극락교를 건너지 않고도 일주문으로 직행. 북한산을 올려다보며 도로 양편에 늘어선 늘씬한 소나무들 사이로 올라가는 이 길이 나는 늘 좋았다. 지인들과 산책 나오신 듯.. 마음의 정원을 찾은 수녀님의 발걸음도 가볍고 경쾌해 보였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 .. 2022. 12. 3. 북한산 산행 만추의 북한산 산행. 잎이 꽃으로 피어난 두 번째 봄, 가을도 이제 그 끝자락에 다다랐다. 붉은빛 고운 단풍을 보려면 사람 손이 많이 닿은 곳에 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근한 가을빛을 만끽하려면 자연의 손길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산이 최고! 그동안 도심 곳곳에서 곱디 고운 단풍을 많이 보았지만 산을 오르며 감상하는 단풍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그건 마치 되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순간적인 쾌감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지난 폭우에 무너졌던 작은 돌탑이 다시 하나 둘 세워졌다. 나도 주변에 뒹구는 작은 돌을 주어서 살포시 얹고 지나갔다. 그새 낙엽이 뒹구는 산길은 스산하기도 하고 쓸쓸해 보였다. 계곡을 빼곡히 덮고 있는 낙엽. 팔랑팔랑 떨어지는 낙엽비.. 그 틈에서도 노란 단풍의 화사함은 .. 2022. 11. 11. 가을빛 산책 요즘은 가을빛이 너무 이쁘다. 늘 다니던 산책로도 가을 옷을 입어서 황홀경 그 자체. 노란 은행잎이 떨어진 길을 걸을 땐 우수의 감성에 젖기도 하고, 늦은 오후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빛에 몰골이 까칠한 이파리도 투명하게 빛났다. 오늘은 가을빛을 쫓아 무작정 걷기! 창릉천을 감싸고 있는 낮은 산자락에도 가을빛이 깊숙히 들어앉았다. 가을빛 속에서 빛나던 초록빛 배추 군단. 단풍나무를 뒤덮은 덩굴은 무서운 괴물처럼 보였다. 부디 단풍나무가 온전하길.. 길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흥국사 앞. 어느새 해는 저물고.. 저문 해의 부드러운 여명이 북한산 봉우리에 스며들었다. 요즘은 가로수 단풍도 너무너무 이쁘다. 바스락 바스락.. 도로가에 쌓인 낙엽만 골라 밟으며..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가 즐겁게 들렸다. 가로수 단풍.. 2022. 10. 29. 꽃무릇 주어담기-(안산) 오랜만에 안산 자락길을 걷기로 했다. 홍제천 인공폭포 앞. 인공 폭포 앞 광장에는 가을꽃이 만발한 조그만 꽃밭이 조성되어 있었고 꽃으로 꾸며진 태극기와 독립문은 포토존이 되었다. 무서운 공룡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쥐라기 공원 국화 꽃밭. 징검다리를 건너 안산으로. 연희 숲속 쉼터를 수놓았던 꽃도 이제 거의 다 시들었다. 오늘은 자락길 입구 반대 방향으로 go~! 어머나, 꽃무릇이 아직도 피어 있다니.. 추석 무렵에 피는 꽃이라서 벌써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꽃무릇을 만났다. 이 무슨 행운이라니~~! 야호~~! 능안정 뒷길에서 만난 꽃무릇 꽃길. 비록 퇴색된 모습이었어도 나에겐 감지덕지였던 자태였다. 손 닿을 듯 가까워 보이던 인왕산 성곽. 자락길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산과 인왕산. 산기슭에.. 2022. 10. 5. 서오릉 산책 명절이 지나가니 큰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밖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나갔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서 서오릉을 잠시 둘러 보았다. 작살나무에 핀 하얀꽃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긴 장마를 지나는 동안 얼씬도 안 했던 서오릉이었기에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임금님! 오랜만이야요~ 옛날같으면 곤장 백대도 더 맞았을 것이지만 지금은 참 좋은 세상..!ㅋ 릉 안으로 들어갈 수록 코 끝에서 맡아지는 나무향이 진하디 진했다. 키 큰 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을 걸을 때면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게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새로 생긴 안내판인데 서오릉에 맹꽁이가 서식한다네. 사진을 보니 개구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남생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평생 맹꽁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쯧! 오늘은 이쪽 길로~! 마.. 2022. 9. 14. 이전 1 2 3 4 5 6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