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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299

서촌 문이 닫힌 윤동주 문학관은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오랜만에 인왕 스카이웨이도 걸어볼 겸, 저녁 식사도 할겸, 인왕산책로를 걸어서 경복궁역으로 나가기로 했다. 오가는 길목에 옥잠화도 곱게 피고, 도로가의 철제 담벼락에는 초소 책방의 수상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떠억~! 붙어 있다. 초소책방을 한바퀴 둘러보니 사람들도 많고.. 모처럼 맘에 드는 곳이 생겼다 했는데 그새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가 되어버려서 좋은 쉼터를 뺏긴 기분.. 인왕 산책로에는 유독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북악 산책로는 강아지가 통행금지인 건지 알쏭달쏭.. 인왕 산책로를 계속 걸으려다가 수성계곡으로 빠졌는데,, 우거진 수풀이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려서 별 감흥없는 산책이 되었다는. 모처럼 많이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현.. 2021. 9. 4.
북악산 한양도성 탐방길 화정박물관 옆길을 따라 오르며 북악 스카이웨이로 가는 길. 오랜만에 이쪽으로 와봤더니 언제 백사실 관리초소가 생겼다. 어차피 두 길이 만나게 되지만 우리는 왼쪽 길로 go~! 통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계단은 시각적으로도 덜 힘들어 보이는데다 분위기도 짱! 음용 적합,음용 부적합을 반복하던 백사실 약수터는 이제 제 기능을 영영 잃은 것 같다. 이곳을 지나갈 때면 의식을 행하듯 약수 한 모금이라도 꼭 마시곤 했는데 귀하게 간수하던 약수터를 외면하게 된 현실이 안타까웠다. 드디어 북악 스카이 웨이에 올라서고, 북악 산책로를 걸으려고 했었는데 산뜻한 이정표에 마음이 동해서 급 방향 선회.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하늘에 닿아있는 데크계단. 산속이 습해서 상쾌함이라곤 1도 없었던 산길을 올라왔는데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하.. 2021. 9. 1.
저녁산책길 저녁식사 후 주변을 걸을 수 있는 마땅한 곳을 생각하다가 송추로 go~! 산책하기 전, 매콤 달콤한 비빔냉면과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오후 6시 이후부터는 2인 입석만 가능한 때문인지 뜨문뜨문 앉아있는 손님들 대부분이 부부동반이었다. 식사 후, 선녀교를 건너 발길 가는 데로 걷기. 희미한 기억같은 교외선 철로가 가로질러 누워있는 길. 한때는 행복실은 기차가 수없이 오가던 철길이었는데.. 지금은 세월에 묻힌 채로 잡초만 무성하다. 전원풍경이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고추밭도 구경하면서.. 메리골드가 피어있는 길을 지나고, 이 꽃 이름이 뭐였더라.. 암튼 낯익은 모습이 반가워서 눈 맞춤, 이제 막 이삭을 맺기 시작한 계단식 논에도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가을을 꽃 피울 날을 기다리고 있는 국화밭 앞.. 2021. 8. 23.
북악 산책로 아침산책 아침마다 운동 겸, 가벼운 산행이나 산책을 하는 남편을 따라 모처럼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내가 뭉그적거리는 바람에 8시를 넘겨 집을 나섰다. 인적 드문 산책로여도 활기가 넘치고, 해는 중천에 떴어도 소슬한 바람이 불어서 나름 상쾌했다. 북악산 정상을 오르려면 부암동의 창의문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는데 이제는 북악 산책로를 걷다가 북악산 정상으로도 오를 수 있도록 새로운 입구가 생겼다. 이 길은 선선한 가을쯤에나 올라가 보기로 하고 앞으로 총총.. 산책로 대부분은 덮개를 씌워놓았는데 걷는 사람 입장에선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병풍처럼 펼쳐진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때는 이태리 레스토랑이었던 자리에 무인점포인 셀프 라면집이 들어섰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팔.. 2021. 8. 10.
비내리는 서오릉 요 며칠 간간히 소나기가 내리더니 엄청 후덥지근해졌다. 모처럼 아침부터 흐렸던 일요일. 오늘은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하기에 혹 입산이 금지될지도 모를 북한산 대신 서오릉을 걷기로 했다. 습기를 머금은 연둣빛 잔디가 시원해 보인다. 이럴 땐 눈과 피부의 괴리가 엄청나다는. 오랜만이야요~임금님. 날씨가 너~무 덥네요. 보랏빛 깃발을 흔들며 반기는 비비추. 무덥고 습한 날씨였는데도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오전이었는데도 시원한 느낌이라곤 1도 없는 뜨듯한 공기 속에서 할아버지가 쉬고 계셨다. 근데 왜 그리 힘들어 보이시던지.. 밀집 걱정 없는 곳인데도 간간히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풀내음을 깊이 들이키고 싶었지만 모두들 내 맘과 같으려니..싶어 참았다. 난 아직 사.. 2021. 8. 3.
물안개 낀 북악산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북악 산책로 걷기. 진한 풀내음에 코가 화들짝 놀란다. 이 상큼함이라니..!! 팔각정에 도착하자마자 북한산 조망부터. 눈앞에 펼쳐져 있을 북한산은 장막에 가려지고 5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시야에 눈이 막막해진다. 아쉬운 마음으로 화단의 클로버에게 시선을 보내며 혹여나 있을지 모를 네 잎 클로버를 눈 더듬어 찾아보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네. 바야흐로 버찌가 익어가는 계절. 멀리 가닿지 못하는 시선이 비에 젖은 벤치에 잠시 앉는다. 순간 내 몸도 축축히 젖어드는 느낌.. 이래서 몸과 마음이 동체인가봐. 드디어 하늘마루에 도착했다. 비가 내리니 하늘마루도 오롯하게 우리들 차지. 빗소리 들으며, 바람소리 들으며.. 풀숲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도란도란 나누는 담소처럼 들.. 2021.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