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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412

친구 만나던 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강남에 가던 길. 적색 신호등에 걸려 대기하는 중에 코로나 희생자들의 국민 합동 분향소를 보게 되었다. 크나큰 코로나 시련의 파도를 함께 넘던 분들이라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먹고 주변 커피점으로 이동. 두 달 동안 만나지 못하고 지내다가 새해 들어 처음 만나니 더 반가웠다. 장소가 장소인만큼 맘 편하게 자잘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해도 눈빛을 보며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느낌..!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침묵 속에서 영위되는 일상의 모습들이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귀가하는 길. 잠수교를 지나가다가 스톱~! 곧게 뻗은 도로를 보니 기도가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마침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발견하고 웬 횡재냐 싶어 무조건 .. 2022. 2. 13.
生死..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신 시어머님이 위험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형제들과 함께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도 절대금지였던 병원이었는데 이럴 때에야 방문이 허용되다니.. 병원에서 내어 준 일회용 방역 비닐옷을 입고.. 투명한 플라스틱 가리개로 얼굴을 가리고.. 신발을 감싸는 덧신도 신고.. 이렇게 철저한 방역 절차를 거쳐도 한 번에 두명만 병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근 십여 년을 이곳에 지내시면서 처음 5년여 동안은 대화도 나누고 집에서 만들어 간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것도 보면서 눈을 맞추었는데, 지난 5년의 시간은 깊은 잠에 빠져드신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콧줄로 어렵사리 식사를 드시는 것을 보아야 했다. 어쩌다 병원에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안.. 2022. 1. 5.
송년..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 한 걸음 물러서고, 두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도 한 걸음 물러서고.. 그러면서도 어느새 365일이 흘러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 다다랐다. 늘 제자리걸음으로 머문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앞으로 전진한 건지, 아니면, 그저 시간만 지나간 건지.. 희망도 안 보이고 꿈조차 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마음이 착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한 해도 잘 견뎌냈다고,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느냐고, 한잔 술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한다. 올 한 해도 블친님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새해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해가 되기를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들의 새해를 위하여 건배~~! 2021. 12. 29.
동지 오늘은 동지. 동지를 맞이하여 팥죽을 쑤기로 했다. 푹 삶은 팥을 으깨고 채에 걸러서 고운 팥물을 만들고, 며칠 전 떡집에 들렀다가 한 봉지 사 온 새알심. 늘 반죽해서 직접 새알을 만들었는데 이 편한 세상이라니..! 불린 쌀을 팥물에 넣고 정성스레 저어 주다가 쌀알이 적당히 퍼졌을 때 새알심 투하. 계속 저어주다가 새알이 동동 떠오르면, 맛있는 팥죽 완성~! 새알심 만드는 과정이 생략되니 훨씬 간편한 것 같다. 올 한해 무탈한 것에 감사하고, 새해에도 무탈하기를 기원하며.. 2021. 12. 22.
예술의 전당에서.. 9월의 마지막 수요일. 그동안 인원 제한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드디어 만났다. 아직 확진자수가 2천여 명을 훌쩍 넘어서 결코 안심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일 또다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시기이기에 법적으로도 인정되는 만남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식사 후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길 생각으로 가까이 있는 서초동의 대나무골에서 5명이 만나 대롱밥으로 점심 식사. 음식점에 손님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맘 편히 이야기 나눌 분위기는 아니었다. 식사 후 바로 음식점에서 나와 예술의 전당으로 go~!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음식점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흩뿌렸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그쳤다. 노랗게 익은 감이 달려있는 감나무. 스페인 거리에서 보았던 오렌지 나무가 생각나던 풍경.... 2021. 10. 2.
비오는 날 산멍 힐링 비 내리는 날은 우산을 받쳐 들고 걷는 것도 좋아서 둘레길이나 걷자며 나선 걸음이었다. 한옥마을에 주차를 해놓고 주변의 마실길이나 걸으려고 했는데 막상 비가 많이 내리는 거리를 보니 왠지 빗속으로 쉽게 나서지지 않더라니. 웬일로 편의점 테라스도 텅 비어 있고.. 북한산을 향해 가지런히 놓여진 빈 의자들을 보니 걷는 건 관두고 그만 이곳에 앉아 쉬고 싶어졌다. 북한산과 마주하고 자리에 앉으니 톡, 톡, 파라솔을 때리는 빗소리도 좋고~! 따끈한 율무차를 호록 호록 마시면서 북한산을 바라보며 멍 때리기. 그저 열린 마음으로 무심히 둘레를 바라보며 쉬어야 한다.는 :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의 숨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는 우리는 그 품 안에 가까이 다가가 안기기만 하면 된다. 는 법.. 2021.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