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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호수공원의 겨울 풍경 설 연휴에 일산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설날에 내린 눈이 소복이 덮여있는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열심히 걷고 있었다. 눈이 말끔하게 치워진 산책로로 접어드는 순간 속도감이 느껴져서 마치 컨베이어에 올라탄 것 같은 느낌..! 꽁꽁 얼어붙은 호수. 교각에 그려진 여름꽃들에게서 느껴지던 따스한 기운. 컨베이어는 계속 돌아가고.. 나는 주변을 구경하면서 노닥거리느라 자꾸 뒤쳐져만 가고.. 어느새 호수를 반 바퀴 돌았다. 눈 덮인 호수는 너무나 눈이 부셔서 오래 바라볼 수 없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길. 사람들이 부지런히 돌리는 컨베이어 위에서 나도 시계의 초침처럼 제 속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속도를 맞추려 애쓰게 되더라. 안 그러면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달.. 2022. 2. 8.
다육이 겨울나기 모처럼 공기도 맑고 포근했던 날,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다육이에게 신선한 바람을 쏘여 주면서 오랜만에 핸폰 촬영을 했다. 다육이는 충분한 햇빛과 추위를 견딘 만큼 이뻐진다더니 울긋불긋한 색감이 단풍도 저리가라 할 모습이다. 너무 이뻐~~ 근 5년여동안 잎만 무성한 채 꽃을 피워내지 못했던 금황성이 언제 꽃망울을 맺었다. 십여년 넘게 키운 어르신이라서 그저 노쇠한 까닭이려니 했는데 어찌나 고맙고 반갑던지.. 귀여운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배시시 웃으며 입을 벌릴 것만 같다. 이 아이들 역시 고맙게도 기나긴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고 있다. 그동안의 월동 경험으로 냉기가 스며드는 창가 가까이에 있는 다육이에게만 뽁뽁이 이불을 덮어주었는데 어느 한 녀석도 동사하지 않고 잘 견뎠다. 올 겨울에는 거실의 이중창도 바.. 2022. 1. 27.
서오릉 설경 오랜만에 펑펑 눈이 내렸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송이를 창밖으로 내다보다가 북한산 산행이 가능한지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역시나 입산금지란다. 오후 들어 눈이 조금 잦아들기에 산책하기 좋은 서오릉으로 go~!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은 완전히 그쳤다. 꿩 대신 닭이라고, 북한산 대신 서오릉으로 왔는데 하얀 설원으로 변한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 임금님~! 눈이 와서 좋으신가요? 저는 참 좋네요. 비둘기도 좋다고 산책로를 종종거리고, 모처럼 흠뻑 내려준 눈을 즐기려는 듯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목화꽃 닮은 설화도 이쁘고~ 제설차가 남긴 발자국이 기찻길을 똑 닮았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는 길. 시몬 너도 좋으냐? 눈 밟는 소리가.... 2022. 1. 23.
눈 찾아 나선 북한산 그동안 몇 차례 눈이 내렸어도 소리 없이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곤 했기에,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던 날 북한산성으로 눈 찾아 나섰다. 그럼요.. 그럼요.. 양지바른 곳은 눈 내린 흔적도 없이 말끔한 모습이었지만 발밑에서 느껴지는 눈의 감촉은 오감을 자극했다. 뽀드득.. 뽀드득.. 눈과의 밀어를 즐기며 걷는 길. 계곡은 얼어붙었어도 얼음 밑으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에 귀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 또랑또랑한 물소리는 마치 생명의 소리 같았다. 산을 오를수록 겹겹이 입고 간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한 겹 걷어내니 날아갈 듯 가볍다. 오롯이 남겨진 갈색 추억들이 텅 빈 산을 점점이 메꾸고.. 눈과의 행복한 밀어는 계속 ing~. 가슴 밑바닥까지 닿은 깊은 호흡은 또 다른 희열이 되고, 느닷없이 맞닥뜨린 .. 2022. 1. 13.
生死..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신 시어머님이 위험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형제들과 함께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도 절대금지였던 병원이었는데 이럴 때에야 방문이 허용되다니.. 병원에서 내어 준 일회용 방역 비닐옷을 입고.. 투명한 플라스틱 가리개로 얼굴을 가리고.. 신발을 감싸는 덧신도 신고.. 이렇게 철저한 방역 절차를 거쳐도 한 번에 두명만 병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근 십여 년을 이곳에 지내시면서 처음 5년여 동안은 대화도 나누고 집에서 만들어 간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것도 보면서 눈을 맞추었는데, 지난 5년의 시간은 깊은 잠에 빠져드신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콧줄로 어렵사리 식사를 드시는 것을 보아야 했다. 어쩌다 병원에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안.. 2022. 1. 5.
송년..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 한 걸음 물러서고, 두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도 한 걸음 물러서고.. 그러면서도 어느새 365일이 흘러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 다다랐다. 늘 제자리걸음으로 머문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앞으로 전진한 건지, 아니면, 그저 시간만 지나간 건지.. 희망도 안 보이고 꿈조차 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마음이 착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한 해도 잘 견뎌냈다고,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느냐고, 한잔 술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한다. 올 한 해도 블친님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새해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해가 되기를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들의 새해를 위하여 건배~~! 2021.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