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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文響..86

조용한 일-김사인 조용한 일 - 김사인 -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앉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2016. 10. 5.
9월의 기도- 이해인 9월의 기도 - 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2016. 9. 1.
요즘 광화문 글판 요즈음 광화문 글판에는 폴란드 여류시인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는 시의 싯구가 걸려 있습니다. 아직도 세월호의 노란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광화문 광장. 그 한켠에 걸린 글판의 싯구가 따스한 위로의 손길을 드리우고화해의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12월쯤에 찍은 사진인데 포스팅이 늦어도 너무 늦었네요.아마 봄이되면 곧 이 글판도 바뀔테지요. 두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번의 동일한 눈빛도 .. 2016. 2. 18.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네 아듀~~2015..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말 한 마디가 우리의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의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주리.. - 메리 R 하트먼 - 2015. 12. 31.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새해 달력을 집안에 걸을때만해도무슨 보물단지라도 되는 양 맘속으로 소원성취와 무탈의 기원을 드리며 공손하게 모셨는데.. 두둑하고 묵직한 달력의 무게가 가슴깊이 전해져서달력의 무게만큼이나 희망도 묵직했던 가슴이었는데.. 한달 두달..그렇게 속절없이 넘겨진 달들을 뒤로하고.. 2015. 12. 1.
커피를 내리며..허영숙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 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 아직 상처를 처매주지 못했거나 우물안의 잣대 품어 하늘의 높이를 재려한 얄팍한 깊이로 서로에게 우를 범한 일들 새벽 산책길 이제 막 눈을 뜬 들풀을 무심히 밟아 댄 사소함까지도 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의 온도 차이로 성애를 만들고 닦아내지 않으면 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가끔은 아주 가끔은 가슴밖 경계선을 넘어와서 눈물나게 하는 기억들 이 세상 어디선가 내게 등을 보이고 살아가는 사연들이 있다면 걸러내어 좋은 향기로 마주하고 싶다 커피 여과지 위에서 잊고 산 시간들이 따뜻하게 걸러지고 있다. 2015.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