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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218

몇해만에 들른 도선사 도선사는 통일신라 때 도선 스님이 창건했다고 하며 조계사의 말사이다. 사천왕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고 설레는 마음으로 걷는 길. 바이러스가 들끓는 세상 이건만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그저 평안하기만 하다. 청담 기념관. 청담스님은 조계종 종단의 기초를 닦으신 분으로 조계종 2대 종정이셨다. 늘 불자들의 방문으로 붐볐던 곳인데 이런 한가로운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저 멀리 못 보던 석불도 보이고.. 몇 해 전에 왔을 때 로마 스페인 광장의 트레비 분수를 생각하며 동전을 던졌는데 생각지 않게 이곳까지 오게 됐으니 아마 시절 인연이 닿은 걸까.. 대웅전 앞에는 하늘을 가린 연등이 빽빽하게 걸려있고 무언가 시설물도 많이 생겼다. 오늘은 마음으로만 삼배...()()().. 내가 백일 동안 수능기도를 드리던 곳... 2020. 8. 29.
옳은휴식에서 하루 캠핑 임시공휴일이었던 17일의 자모회 나들이. 길고 길었던 장마도 끝나고 그동안 우울했던 마음에 기분전환도 할 겸, 모처럼 한적한 시외에서 조용하게 하루를 놀고 오기로 하고 필요한 물품과 음식은 각자 한 가지씩 준비해 오기로 했다. 아침 9시 30분에 약속 장소에서 모인 후, 일행 9명이 차 두대에 나눠 타고 출발~ 당연히 마스크도 착용했지요. 이곳은 파주에 있는 당일 캠핑장인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으며, 오두막집을 연상케 하는 독채의 독립된 공간에서 캠핑의 기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휴가철을 맞은 캠핑장은 7개의 독채가 모두 손님들로 채워져 빈방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누군가가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어렵사리 잡았다고 하네. 오두막집을 기어오르는 포도나무 덩굴에는 포도가 주렁주.. 2020. 8. 19.
마장호수 오후 4시가 갓 넘은 시각. 오전 내내 비를 흩뿌렸으니 아마 물안개 핀 호수 풍경이 근사할 거라고.. 시간은 늦었지만 드라이브 삼아 다녀오자며 나선 길이었다. 5시쯤 마장 호수에 도착했다. 출렁다리는 오후 6시가 넘으면 건널 수가 없기에 이곳 물댄 정원에 차를 주차해 두고 부지런히 호수 산책부터 나섰다. 후우.. 싱그러운 내음.. 비가 개이더니 안개까지 개었나 보다. 비가 내릴 때 왔으면 더 좋았겠다고 아쉬운 마음으로 궁시렁 궁시렁.. 그래도 깨끗한 풍경들이 아름다웠다. 호수를 산책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마스크는 안 썼다. 마스크 하나 벗었을 뿐인데도 이 홀가분함이라니.. 너도 잘 있었구나~! 아래서 올려다 본 출렁다리는 창공으로 가는 열차길 처럼 보였다. 출렁다리 초입에 다다르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2020. 7. 28.
한양성곽 산책 모처럼 나왔으니 복원된 한양성곽도 둘러 보고 싶었다.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태조는 수도를 방어하기 위해 성곽을 쌓기 시작했으며 숙종때까지 축성은 이어졌다고 하는데,,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성벽이 많이 훼손되고 파괴되어 명맥만 남아있던 성벽을 2006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으로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장충체육관 뒤로 접어들면서 성곽산책로는 시작되는데 오전에는 흐렸던 하늘이 오후로 접어들며 햇살이 쨍쨍이었다. 오밀조밀 이쁘게 치장한 상점들이 예술문화의 거리답게 도열해 있고.. 켜켜이 쌓인 세월.. 그 세월 틈바구니에서 새 생명이 어렵게 자리를 잡았다. 축성과 관련된 기록이 새겨진 각자성석에는 시기와 유형에 따라 축성 구간과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 책임관리와 석수의 이름이 각각 새겨져 있다고 .. 2020. 7. 11.
장충단 공원 장충단 공원 부근에 약속이 잡혀 모처럼 시내로 외출을 했는데 약속 시간이 20여분이나 남아서 장충단 공원을 잠시 산책하기로 했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 안고~ 초등학생 때 휴일이면 아버지는 이곳 장충단 공원으로 내 바로 아래 남동생과 나를 데리고 가끔 산책을 나오셨더랬다. 그때는 공원이 넓은 운동장 같았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이 온갖 운동을 하면서 바글바글 뛰어놀았더랬는데.. 지금은 멋들어지게 가꾼 화단과 잘 닦인 산책로만 덩그레 남아 있다. 이곳 어느 근방에 무슨 동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낯설게 변해버린 모습에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장충단 비. 이곳에 을미사변과 임오군란 때 순직하신 분들에게 제사를 지낸 제단이 있었다고 하는데 6.25 전쟁.. 2020. 7. 9.
잠수교 물 쇼 서초동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 오는 길. 잠수교를 건너가다가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발견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핸드폰만 들고 차에서 내려 시원한 강바람부터 흡입~! 파란 하늘과 넘실거리는 푸른 강물. 잠수교에서 바라 본 한강은 한폭의 완벽한 그림이었다. 각진 건물도 강물 위에 풀어져 한폭의 추상화가 되었다. 잠수교 반대 방향으로 이동. 저멀리 동작대교가 아련하게 보이고, 늘 회색빛으로 보이던 세빛섬도 선명하다. 코로나의 공격으로 인간들이 비틀거리는 사이, 비로서 자연이 제 모습을 되찾는 것 같다. 잠수교에는 걸으며,달리며,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자유롭게 여유를 즐기는 모습들이 고마울만큼 좋아 보였다. 예전에는 무심히 넘겼던 일상의 모습들이 이젠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고요한 강을 가로지르며.. 2020.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