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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103

작은 감동-풀꽃 유리창 너머로 말간 겨울바람이 쉼 없이 일렁이는 날. 창가에 따스한 햇살이 슬며시 들어앉았다. 지난봄에 어린 화분 한 포트를 들여와 합식해 준 게발선인장은 한창 꽃을 피우고 있고, 하트 모양의 보랏빛 잎이 아름다운 사랑초도 꽃을 부지런히 피우기 시작했다. 새로 들인 어린 선인장은 꽃 속이 하얗다. 부겐베리아 꽃은 몇 번이나 피고 지는 중인지.. 떨군 꽃잎은 아까워서 그대로 놔두었다. 구석에 있던 게발선인장 화분을 무심코 보다가 깜놀~!! 어머나 세상에~~ 얘네들이 언제 이렇게 자라서 꽃을 피우고 있다니~!! 지난봄, 척박한 장소에서 힘겨운 곁방살이를 했던 사랑방 손님이 장하게 일생을 살고 간 그곳에서 그들의 후손이 올망졸망 터를 잡았을 줄이야.. 코로나에 지쳐가는 나날에 삶의 기쁨과 환희를 선사해준 너,.. 2020. 12. 3.
방울복랑 치료하기 동글동글 알사탕같은 오동통한 모습이 귀여워서 작년 봄에 애기 방울복랑 두 녀석을 집에 데려 왔는데 그동안 새 잎장도 많이 나오고 무탈하게 잘 자라더니 요즘들어 한 녀석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이 아이는 이렇게나 이쁘고 건강한 모습인데.. 이 녀석은 물을 충분히 먹였는데도 쪼글쪼글해진 잎이 펴지질 않고 별 반응이 없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땐 뿌리를 살펴보아야 한다기에 분에서 꺼내어 뿌리를 살펴보고 뽀송한 흙으로 새로 분갈이까지 해주었는데도 영..이다. 그래서 큰맘먹고 적심을 했다. 하필 겨울이라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봄이 되기를 기다리다가 자칫 그 전에 보낼 수도 있다 생각하니 한시도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화초를 키울 때도 가지치기를 못해서 늘 키만 멀쑥하게 키웠는데 다육이를 키우면서 모진 심성.. 2020. 11. 24.
다육이 월동 준비 요즘 다육이가 물드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설악산 단풍이 그리울 겨를 없이 울긋불긋 총천연색으로 물들고 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다육이에게로 먼저 달려가 밤새 안녕했는지, 물은 얼마나 더 곱게 들었는지 살펴보는 게 이젠 커다란 행복이 되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물을 충분히 먹여서 살을 통통히 찌워야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기에 아예 화분을 물에 담그는 저면관수를 하기로 했다. 다육이는 물과 상극인걸로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저면관수로 하루 동안 물에 푹 담가 두면 쪼그라진 잎도 팽팽해지고 아주 단단해진단다. 다육이는 물론이고 집에 있는 다른 화분들까지 저면관수를 해주다 보니 한꺼번에 같이 할 수가 없어서 여러 날이 걸렸다. 이 사진들은 둘쨋날 저면관수 모습. 다육이는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 2020. 10. 23.
다육 화분 언박싱 다육이 화분을 처음으로 인터넷 구입하고 집으로 배달된 택배를 열어보는 언박싱하던 날. (요즘은 택배상자 여는 걸 언박싱이라고 하더라구요.) 뭐가 이렇게 많나.. 했는데 신문지가 몇겹으로 철통방어를 하고 있다. 신문지로 꽁꽁 숨긴 속 알맹이들. 생각지도 않았던 서비스로 사각 콩분까지 넣어 주셨네. 사진으로 상품을 보고 올려진 제품 사이즈를 머릿속으로 가늠하며 대충 맘에 드는 화분들을 일단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시시때때로 들락거리며 결제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결제!! 요즘 다육이에 대한 유튜브를 보면서 여러 다육이의 성격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유튜버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다육 화분들이 이뻐 보여서 내 다육이도 이쁘게 해주고 싶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동안은 이런 꽃화분이 .. 2020. 10. 17.
실난 손질하다가.. 이 실난은 근 20여 년을 키운 아이인데 늘 큰 화분 사이에 짱박아 두느라 물 주는 시기를 놓쳐서 몇 번씩이나 황천길 앞까지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물만 주면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 사그라진 식솔을 다시 불리고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고.. 그렇게 다사다난한 세월을 함께 한 아이였거늘 요즘은 햇빛 잘드는 베란다 귀퉁이에 세워두고도 다육이에게 혼을 뺏겨 물주는 것도 잊었더니 어느새 삼단같던 초록잎이 노랗게 세어서 축축 늘어졌다. 에고..너무 미안해서리.. 거실로 데리고 나와 말간 가을햇빛 앞에 세우고 이리 뒤적, 저리 뒤적거리면서 노랗게 마른 잎을 따내 주고 있으려니, 오래전, 울 엄마 흰머리 뽑아주던 생각이 문득 들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 뭐야.. 2020. 10. 12.
다육이 돌보기 맑고 청명한 파란 하늘과, 말간 가을 햇살이 눈부신 요즘. 장마철 내내 물 한 모금도 맘껏 마시지 못해 까칠해진 다육이들을 단장시켜서 서둘러 노숙을 시켜야 했기에 맘이 급했다. 원래 장마가 끝나자마자 손질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가을속으로 깊이 들어와 버렸으니..쯧! 우선 삐들삐들 마른 잎이 탱탱해지도록 실컷 물을 먹여서 갈증부터 해소시켜 준 다음,, 겹겹이 쌓인 하엽을 거둬내고 비실비실한 녀석은 분갈이도 해주고.. 다육이들에게는 습한 장마철이 제일 살아내기 힘든 계절이라기에 잎이 쪼글쪼글 주름질 때까지 물도 굶겨가면서 잘 이겨내기만을 기도했는데 아쉽게도 두 녀석이 무름병에 걸려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라는 이름처럼 분홍색과 노란색, 녹색의 아름다운 색을 가지고 있던 이 아이도 오색빛깔은 ..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