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181 아로니아 작은 형님이 보내신 아로니아를 택배로 받았다. 날이 너무 더워서 충주 시골집에 내려가 보지도 않다가 이번에 며칠 묵으시면서 가족들이 먹을 것만 조금 따오셨다고 하네. 올해는 아로니아가 안 좋다고 하셨어도 까맣게 익은 아로니아를 보니 무더운 여름날 아로니아를 따겠다고 충주에 내려가 두 형님과 함께 지냈던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친다. 풀독이 올라 한 달여 고생하긴 했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시누이와 올케가 한방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시간들이 지금은 너무도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작년에 보내주신 아로니아가 아직도 냉동실에 남아 있는데 생과를 주스로 만들어 먹다 보니 많이 먹게 되지도 않고, 냉동실에 보관할 자리도 마땅치 않아서 어찌할까 궁리를 하다가 아로니아청을 만들기로 했다. 한 번도.. 2021. 8. 14. 북악 산책로 아침산책 아침마다 운동 겸, 가벼운 산행이나 산책을 하는 남편을 따라 모처럼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내가 뭉그적거리는 바람에 8시를 넘겨 집을 나섰다. 인적 드문 산책로여도 활기가 넘치고, 해는 중천에 떴어도 소슬한 바람이 불어서 나름 상쾌했다. 북악산 정상을 오르려면 부암동의 창의문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는데 이제는 북악 산책로를 걷다가 북악산 정상으로도 오를 수 있도록 새로운 입구가 생겼다. 이 길은 선선한 가을쯤에나 올라가 보기로 하고 앞으로 총총.. 산책로 대부분은 덮개를 씌워놓았는데 걷는 사람 입장에선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병풍처럼 펼쳐진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때는 이태리 레스토랑이었던 자리에 무인점포인 셀프 라면집이 들어섰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팔.. 2021. 8. 10. 매미의 탈피 이른 아침에 잠을 깨우고 가없이 긴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숲 속의 소슬바람을 느끼게 하는 매미소리. 매미의 합창을 들으며 북악 산책로를 걷다가 탈피된 매미 허물을 보았다. 더, 더 완전해지기 위해 탈피를 반복하며 자신을 완성시킨다는 매미 아니던가. 수년간을 어두운 땅속에서 탈피를 거듭하며 지내다가 마침내 마지막 허물을 벗어던지고 드디어 자유롭게 훨훨~~ 매미가 가슴이 터져라 하루 종일 울어대는 건 제 짝을 부르는 거라고 하네. 고작 며칠을 살기 위해 수년간의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밤낮으로 삶의 찬가를 불러도 부족할 듯.. 올해는 매미식구가 많이 늘었는지 합창소리도 크고 더 우렁찬 것 같다. 2021. 8. 7. 비내리는 서오릉 요 며칠 간간히 소나기가 내리더니 엄청 후덥지근해졌다. 모처럼 아침부터 흐렸던 일요일. 오늘은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하기에 혹 입산이 금지될지도 모를 북한산 대신 서오릉을 걷기로 했다. 습기를 머금은 연둣빛 잔디가 시원해 보인다. 이럴 땐 눈과 피부의 괴리가 엄청나다는. 오랜만이야요~임금님. 날씨가 너~무 덥네요. 보랏빛 깃발을 흔들며 반기는 비비추. 무덥고 습한 날씨였는데도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오전이었는데도 시원한 느낌이라곤 1도 없는 뜨듯한 공기 속에서 할아버지가 쉬고 계셨다. 근데 왜 그리 힘들어 보이시던지.. 밀집 걱정 없는 곳인데도 간간히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풀내음을 깊이 들이키고 싶었지만 모두들 내 맘과 같으려니..싶어 참았다. 난 아직 사.. 2021. 8. 3. 다육이 수난시대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은 다육이들에게는 지옥같은 계절이어서 관리에 신경쓰지 않으면 건강한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창틀에 놓아 둔 다육이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느닷없이 소나기가 내릴 때를 대비해 외출할 때는 뽁뽁이 비닐을 씌워두기도 하고, 혹시나 물먹고 탈 날까봐 물을 굶겨서 삐들삐들 말라가는 다육이도 여럿 보이지만 맘을 독하게 먹고 외면하고 있다. 물배 부른 다육이는 죽어도 물고픈 다육이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믿으며..! 그런데요.. 모두 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으나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있던 아이들은 몰골이 처참하게 변했습니다. 뜨거운 햇살을 몽땅 쬐고있던 다육이가 윗집 실외기에서 떨어진 물을 뒤집어쓰고 모습이 일그러졌어요. 함께한 삼년동안 아주.. 2021. 7. 25. 소나기와 노을 무거운 짐을 이고도 주저주저하더니 마침내 한바탕 장대비를 쏟는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잦은 소나기가 내렸다는 말은 들었어도 울 동네만큼은 뽀송뽀송하더니 갑자기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길게 목을 빼고 세상 구경하던 나리꽃은 허리가 구부러진 채 휘청휘청.. 소나기가 그치고.. 어렵사리 무거운 짐을 부려놓은 구름은 날아갈 듯 가벼워 보였다. 하루 해가 저물면서 화사한 노을빛으로 서서히 물드는 구름. 소나기 덕분인가.. 오랜만에 아름다운 노을을 만났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노을빛에 빨려 들어 노을멍하며 머리를 비어내던 5분여의 시간. 시간의 흐름도 참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2021. 7. 22.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3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