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181 다육이 시집살이 며칠간 흐리고 비를 뿌리던 날씨가 오늘은 쾌청하게 개어서 환한 햇살이 너무 좋다. 햇살님아~! 장마 전까지 만이라도 계속 이래 매일 와주면 안 되겠니..?! 지난가을부터 거실 깊숙이 들어와 놀던 햇살이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 가면서 서서히 발을 빼더니 요즘은 창틀 부근에만 머물러 있기에, 다육이에게 조금이라도 햇살을 쬐어 주고 싶은 마음에 베란다에 있던 다육이들을 해가 잘 드는 거실과 안방의 창틀에 옮겨 놓았다. 집 밖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있는 다육이들. 우리 집에서 다육이에게 제일 상석이랄 수 있는 이 자리는 다육이가 물을 많이 먹어 웃자라기 시작하거나 혹은 물이 고픈 다육이에게 비 보약을 먹이고 싶을 때, 또, 햇빛이 부족해 제 색깔을 잃어버린 다육이가 유유자적 햇빛을 쪼이며 재충전하는 힐.. 2021. 6. 2. 화정박물관 장미 한때의 영화를 뒤로 하고 휴관 중인 화정 박물관. 그리고.. 인적이 끊겨 썰렁해진 집을 말없이 밝혀주던 장미.. 박물관 건물 1층에 자리했던 브런치 카페도 문을 닫았고 2층의 이탈리안 음식점도 문을 닫았다. 그런 모습을 위로라도 하듯 장미는 말없이 화사하게 피었더랬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 앙다문 입을 연상케 하는 굳게 닫힌 박물관 입구에 휴관이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장미는 예전처럼 소담스럽게 피지 못했다. 그래도 화사하게 핀 장미가 있어 빈 집에 생기를 불어넣었는데 5월의 잦은 비에 낯이 많이 상한 모습이었다. 꽃도 살펴주는 눈길이 많아야 신나게 피울 텐데 인적 끊어진 빈집을 지키고 있으니 꽃인들 무슨 신명이 났으랴.. 5월의 주인공이었던 장미는, 5월이 저물면서 흩어져 내렸다. 2021. 5. 31. 비오는 날 풍경 광화문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외출하던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빨간 신호등 앞의 멈춤이 어찌나 다행이던지.. 와이퍼를 끄고, 빗방울 무늬 속으로 보이는 풍경을 무슨 작품 감상하듯 느긋하게 즐겼다는 거 아닙니까.. 차창밖으로 보이는 광화문은 옛 추억에 잠긴 듯하고.. 공교롭게도, 한번 빨간 신호등에 걸리면 계속 행운처럼 엮인다는 거. 볼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도 신호등은 쉬엄쉬엄 가라며 발목을 붙잡았다. 오가는 사람들은 환영처럼 시야에 머물다 어느새 흩어지고 나는 영상을 감상하듯 그 모습을 즐겼다. 비가 잦아드는 듯 북악산을 에워싼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가랑비 솔솔 뿌려지는 효자로도 멋진 풍경화로 탄생~! 신호등의 배려로 봉황 분수대의 꽃길을 잠시 눈으로 걷기도 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 2021. 5. 27. 능내리에서 만난 풍경 한 달이 이렇게 빠를 수가.. 큰 형님을 만난 지가 며칠밖에 안된 것 같은데 그새 한 달이 다 되었다. 두 분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으셨고 경과도 좋다고 하셔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팔당으로 향한다. 평일날 오전인데도 교통이 많이 막혔다. 팔당으로 가는 도로 양쪽의 많은 브런치 카페는 오전 11시쯤인데도 주차된 차량이 즐비하고 도로의 차량들은 완전 거북이걸음이니 원..! 지난번처럼 미리 공원 산책을 하려고 일찍 나섰는데도 도로에서 시간을 다 보내버려서 지나는 길에 있는 연꽃마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연꽃마을 입구의 매점도 문을 열었다. 매점에서 틀어 놓은 발라드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제법 구색을 갖추어 놓은 야외 테이블은 주인아주머니가 쓸고 닦았는지 한결 말쑥해졌다. 뭐든 사람의 온기가 닿아야 생.. 2021. 5. 25. 4.19 공원에서 지인 언니가 점심을 사신다며 만나자고 하셔서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신가 했는데 칠순을 맞았으니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었다고 한다. 미리 귀띔이라도 했으면 가벼운 선물이나마 준비했을 텐데 빈손으로 나가서 맛있는 점심만 얻어 먹었다. 식사 후 부근 카페로 이동하려다가 음식점에서 제공한 원두커피를 마셨기에 그냥 산책이나 하자며 오랜만에 4.19 공원을 찾았다. 5월의 햇살 아래 빛나는 나뭇잎 색깔이 어찌나 이쁘던지.. 선명한 총천연색 자연빛에 마음이 절로 행복해지는 풍경. 윤기가 흐르는 연녹색 사이로 그새 여름이 어른거렸다. 따뜻한 대화를 잃어버릴 때 인간은 고독해진다고 했던가.. 코로나 때문에 삼개월여 못 보았더니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그늘진 자리 찾아가는 길. 연못의 분수도.. 2021. 5. 20. 어버이날에.. 어버이날이 한참 지났는데 뒤늦게 포스팅을 하려니 세삼스럽긴 하지만 울 아들의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기로 했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어버이날 대신 다음날 저녁시간에 고양시 벽제에 있는 늘봄공원에서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혹여나 오가는 길에 교통체증이 있을까 염려하긴 했지만 야외에 휴식 공간이 넓은 점이 좋아서 일부러 손님이 많을 것 같은 점심시간을 피해 5시쯤 갔는데 막상 와보니,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된다며 번호표를 건네준다. 헐.. 그 사이에 공연장도 멋진 정자 모습으로 새로 지어졌고 넓었던 공연장 앞마당도 무언지 모르게 변한 느낌이었다. 당분간 중지되었을 줄 알았던 공연도 열리고 있고.. 야외에서 노래를 들으며 휴식하는 많은 사람들. 우려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누군들 불안하지 않을라고.... 2021. 5. 17.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3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