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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솔비치의 아침 바람이 거세게 불던 이튿날 아침. 뒤늦게 곤히 잠든 친구는 더 자게 내버려 두고 우리들 넷이서 산책을 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다. 하늘이 흐려서 일출은 못보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사정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머리가 날리고 모자가 들썩였어도 정신이 상쾌하고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굿모닝 키스가 아침을 깨우는 솔비치 광장. 햇살이 눈부신 해변으로 가요~ 해당화 피고 지는 바닷가. 짜가 가우디의 체취에 스페인의 추억도 더듬어 보고.. 동남아 바닷가를 연상케하는 해변 풍경에 마음은 두둥실 동남아 바닷가로 날아 오르고.. 우연한 행복과 즐거움은 살면서 만나게 되는 뜻하지 않았던 보상같.. 2022. 5. 27.
월정사 전나무 숲길 오랜만에 걸어보는 호젓한 전나무 숲길. 숲 속 쉼터에 인적이 없으니 바람이 쉼터를 차지했다. 삶은 순간순간을 느끼는 것..! 오랜 세월의 가슴앓이로 그만 가슴속이 텅 비어 버리고 이젠 바람의 피난처가 된 할아버지 전나무. 전나무는 상처가 나면 하얀 젖같은 액체가 나온다고 하여 젖나무로 불리다가 전나무가 되었다. 이 전나무는 600년의 수령으로 2006년 10월에 쓰러질 때까지 전나무 숲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의 어르신이었다고 한다. 삶은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 걸으니 살아있음이고, 살아있으므로.. 걷는다. 개울 따라 걸으며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물에 비친 하늘과, 흰구름과, 전나무 숲의 투명한 반영을 보니 내 마음도 투명해지는 것 같았다. 계곡에 물이 적어서 수려한 풍경이 다소 초췌해 보이기도 했지.. 2022. 5. 22.
평창 여행-오대산 월정사 2022, 5.17 (화) 아줌마들의 저돌적인 추진력 덕분에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던 양양 여행 가던 날. 양양으로 가는 길에 오대산 월정사를 둘러보기로 일정을 잡았다. 양평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일주일 전에 대천에 다녀왔는데도 나 혼자 또 여행이란 걸 가게 되어 남편에게 은근 미안했지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즐거운 건 즐거운 거고..ㅋ~! 차를 가져가기로 했던 친구가 우리 동네까지 와서 나를 픽업해 주어 고마웠고 모처럼의 여행에 설레어하는 친구들의 들뜬 모습을 보니 저절로 즐거워졌다. 평창을 지나며 방태산 부근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친구가 안내한 곳은 티브이 프로 에 출연 중인 토니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선비촌이다. 본체에 들어가 식사를 주문해 놓고 식사 준비가 될 때까지 잠시 주변 구경.... 2022. 5. 20.
서울숲 피크닉 5월 12일 목요일 이야기. 작년 가을부터 서울숲에 가보자 하면서도 여건이 되지 않아 늘 미루기만 했는데 드디어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었기에 서울숲으로 피크닉을 가기로 했다. 시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하차 후, 수인 분당선으로 환승하니 바로 다음 역이 서울숲이다. 11시에 서울숲 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점심으로 먹을 햄버거를 사기 위해 성수동 골목의 햄버거집에 갔더니 벌써부터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성수동의 수제 햄버거집 내부. 자그마한 공간의 실내에는 일찌감치 순번을 받은 손님들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집은 11시 30분에 영업을 시작하는데 도착하자마자 가게 앞 기계로 전번을 입력해 놓고 동네 한 바퀴 돌며 구경하다가 연락을 받고서야 실.. 2022. 5. 14.
대천항 숙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대천항으로 나갔다. 그동안 대천항에 대해 별로 들은 바가 없었기에 해수욕장 옆의 조그만 항이려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큰 배들이 많이 정박해 있어서 놀랐다. 배들도 지금은 휴식 타임. 우리는 대천항에 있는 수협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휴식 공간은 잘 꾸며져 있었다. 의자에 앉으니 각자 찍은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고 올려진 사진 감상하느라 눈과 손이 바쁘다. 1초 동안 천사가 되어 봤던 찰나의 순간. 먼저 대천항 수산시장부터 둘러보기. 평일인 탓인지 수산시장은 아주 한가했다. 상인 아주머니에게서 알배기 주꾸미 고르는 법을 배우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밥알 같은 쭈꾸미 알은 별로. 이곳은 어민과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으신다는 대천항 좌판 어시장 둘러보기. 바다 내음 물씬 나는 재래시장의 풍경.. 2022. 5. 13.
대천에 다녀왔어요 5월 9일 (월요일) 대천 여행. 시어머님이 별세하시기 전에 이미 계획되어 있던 대천 나들이였다. 어머님의 배려로 여행 날짜가 고스란히 살아있기에 이렇게 여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9명이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대천 나들이길을 떠났다. 숙소인 한화 콘도는 바로 대천 해수욕장 옆에 있어서 점심도 먹을 겸 먼저 대천 해수욕장으로 go~! 오색 깃발이 나부끼는 음식점 거리는 평일 탓인지 무척 한가로웠다. 숙소 옆에서 만난 현지인에게 소개받아 찾아 간 칼국수집. 바지락으로 맛을 낸 칼국수는 국물 맛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했고 손으로 직접 뽑은 국수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했다. 드디어 대천 해수욕장으로~~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여름방학 때 한번 다녀간 이후로 근 40여 년이 지나서 다시 와 보는 대천 바다. 그때는.. 2022. 5. 11.
카페 디 키미 시어머님이 별세하시기 전의 일이다. 몇 달 동안 못 보았던 친구들을 모처럼 평창동에서 만나던 날. 강촌 쌈밥집에서 볼이 터지게 쌈을 싸 먹으며 이렇게 만나 같이 밥을 먹으니까 너무 즐겁고 좋다며 다들 희희낙락. 점심 식사 후 갤러리 카페 키미로 자리를 옮겼다. 차를 마시기 전에 전시회도 잠깐 관람. 신예작가들의 번뜩이는 상상력은 고정관념에 젖어있는 나에게 큰 흥미를 안겨준다. 작가는 평안한 일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작가의 설명이 없으니 그저 내 맘대로 상상.. 2층 카페로.. 실내 좌석이 텅 비어있어서 손님이 없나 싶었는데.. 모두들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외려 실내가 호젓하여 여유롭게 자리를 잡으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지나온 3년 세월이 꿈만 같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 2022. 5. 8.
시어머니 가시던 날. 지난 일요일.(5월 1일) 현재 상태가 조금 안 좋으시니 상황을 봐서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요양병원 측의 연락을 받고 좌불안석의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던 중에, 저녁 무렵이 되서야 빨리 병원으로 오란다. 헐.. 병원이 용인에 있는데..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도착하기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가까스로 어머님의 얼굴은 볼 수 있었지만 곧바로 운명하셨다. 향년 99세. 신촌 세브란스에 어머님을 모시고 2박 3일의 장례식을 치렀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장례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는데 다행히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서 어머님께 감사했다. 따뜻한 봄날에 가시라고 했더니 정말 따뜻한 봄날에 가셨다. 삼가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2022. 5. 4.
두릅 선물 택배로 보낼 양은 안되어서 신문지에 꽁꽁 싸매어 보관해 놓고 우리를 만날 날을 기다리셨는 듯.. 충주 시골집에다 나무 조금 심어 놓고 텃밭 조금 일구시면서 농사 아닌 농사 같은, 농사를 지으시는 작은 형님이 내 손에 들려준 두릅과 엄나무 순이다. 이런 재미에 일산과 충주를 오가면서 나무를 가꾸고 푸성귀를 키우면서 힘든 전원생활의 즐거움으로 삼으시는데 올봄에도 충주 시골집에 두릅 따러 갔더니 이미 누가 다 따갔더라며 한숨을 쉬셨다. 요즘 세상에도 남의 것을 탐하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지.. 커가는 작물을 보며 흐뭇해할 주인의 심정을 분명 알텐데도.. 적은 양이지만 맛이나 보라면서 한 끼 거리밖에 안된다고 되려 민망해하셨지만 난 너무도 귀한 선물인 걸 알기에 감사히 받았다. 몇 해 동안 시골집에 놀러 가지.. 2022. 4. 29.
재회 친구들과 모임이 있던 날. 덕수궁 앞에서 정차하고 있는 중에 수문장 교대식이 열리는 걸 보았다.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거리 풍경이 반가우면서도 낯설었다. 근데, 교대식이 더 세밀해지고 웅장해진 느낌.. 서울역 앞. 신호등이 발목을 붙든다. 한번 걸리면 계속 걸리게 되는데 시간이 여유롭지 않으니 발목을 붙드는 신호도 반갑지 않고 조바심이 났다. 국방부 앞은 분주해 보였다. 양재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내 차로 이동. 모처럼 청계산 부근으로 나갔다. 내가 기억하는 첫 모습은 근방이 맨 흙땅이었고 이 느티나무 한그루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이젠 시내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10여 년이 넘도록 한자리에 있는 음식점을 다시 만난다는 건 반가우면서도 놀라운 일. 실내 인테.. 2022. 4. 27.
다육이의 봄 날 우리 집 다육이의 봄은 조금 늦는 것 같다. 작년 같으면 이맘때 꽃이 한창 피었었는데 일찌감치 꽃대를 물고 있었어도 정작 키 클 생각을 안 하더니 요사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뽀얀 백분을 머금은 잎이 신비로운 백은무도 보랏빛 꽃을 피우고, 별 꽃 닮은 멘도사 꽃도 이제 막 한 송이 방긋~! 꼬집기 해주었던 할로윈은 자구가 바글바글 돋았는데,, 같이 꼬집기 해주었던 흑법사는 아무리 살펴봐도 자구가 하나밖에 안보이니 다시 꼬집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곰곰.. 연화 바위솔의 이 가냘픈 팔은 어떡할거야~~ 에어컨 실외기에 내놓은 다육이들은 상석을 차지한 덕에 불을 뿜듯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겨울 내내 진분홍색 꽃을 피어주어 기특했던 부겐베리아의 성글은 화분 속에 바위솔 한 포트를 사다가 심어 두었는데.. 2022. 4. 25.
젤 네일 strip 사용기 다이소에서 파는 식물 영양제가 가격도 싸고 좋다는 말을 듣고 그걸 사려고 다이소에 갔다가 칸칸이 빼곡하게 쌓여있는 물건들을 모처럼 찬찬히 구경하게 되었는데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호기심에 골라온 젤 네일이라는 이 상품. 일명 스카치테이프처럼 붙이는 매니큐어였다. 젤 네일은 원색의 화려한 색깔과 특이한 문양들이 많았는데 나는 어쩌다 가끔 바르는 매니큐어와 같은 색으로 골랐다. 값은 천 원. 손톱에 맞는 크기의 젤 네일을 붙이기만 하면 네일 아트 완성~! 근데, 핀트가 안 맞은 사진이 더 맘에 드네..ㅋ 난 내 손을 물그러미 들여다 볼 때마다 울 엄마가 생각난다. 울 엄마는 내 손을 보실 때마다 손가락이 길어서 게으른 손이라고 늘 놀렸다. 그렇게 지나가며 하시던 말들이 나에겐 뼈가 되고 살이 된 듯 게으른.. 2022. 4. 24.
부산 여행 맺음 이야기 이번에 부산 나들이를 함께 한 6명의 지인들과의 인연은 우리들 나이가 30대와 40대 초반 때부터였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내가 지점토 공예를 할 줄 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 후 지점토 공예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일주일에 한 번,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 간 시간에 우리 집에 모여서 지점토로 생활 소품을 만들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그렇게 지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처음엔 선생님과 제자(?) 같은 사이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수강료 같은 건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자 이렇게 헤어지면 못 만나게 된다면서 모임을 만들자고 하기에 나도 응했고, 그렇게 해서 삼십여 년이 넘은 세월 동안 교류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암튼,, 삼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2022. 4. 21.
미포 해변열차 해운대에서 바로 해변열차를 타는 줄 알았더니 미포로 가야 된단다. 다행히 택시를 연달아 잡을 수 있어서 두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미포로 갔는데 택시비가 4천 원 정도 나오는 거리였다. 우리는 미포와 송정을 오가는 왕복권을 끊었다. 미포 정거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승차~! 해변열차는 미포에서 송정까지 왕복으로 운행하는데 해안절경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바다를 향해 길게 놓여 있는 좌석이 눈길을 끌었다. 열차가 출발하고 얼마 후, 해안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가 보였다. 이곳이 혹, 달맞이 고갯길인가.. 곰곰.. 열차는 한동안 소나무 숲길을 달렸다. 철로와 소나무 숲 사이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사람들도 간간이 보였다.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창 밖 풍경을 바라보다가 하얀 등대가 나타나 얼른 찰칵~! 안내 방송에서.. 2022. 4. 20.
해운대에서 해운대 백사장에서는 5월 20일부터 열리는 모래축제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모래로 만나는 세계여행.. 참 기대된다. 조각해 놓은 지붕이 아주 낯익었다. 혹시 광화문을 조각하는 걸까..? 산처럼 쌓아 놓은 모래 위에 올라가 호스로 물을 뿌려가면서 조각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각 나라별로 쌓아 놓은 모래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는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 터.. 여기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해변 도로를 걸어가면서 쉴만한 카페를 찾아보는데 영 눈에 뜨이지 않고.. 카페를 찾으려니 밖으로 나가야 될 것 같아서 이럴 때 호텔 커피 좀 마셔보자며 눈앞에 보이는 조선호텔로 고우~ 바다에 아름다운 모습의 여신상이 떠있어 무슨 전설이 있으려나 했는데.. 2022.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