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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만나던 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강남에 가던 길. 적색 신호등에 걸려 대기하는 중에 코로나 희생자들의 국민 합동 분향소를 보게 되었다. 크나큰 코로나 시련의 파도를 함께 넘던 분들이라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먹고 주변 커피점으로 이동. 두 달 동안 만나지 못하고 지내다가 새해 들어 처음 만나니 더 반가웠다. 장소가 장소인만큼 맘 편하게 자잘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해도 눈빛을 보며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느낌..!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침묵 속에서 영위되는 일상의 모습들이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귀가하는 길. 잠수교를 지나가다가 스톱~! 곧게 뻗은 도로를 보니 기도가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마침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발견하고 웬 횡재냐 싶어 무조건 .. 2022. 2. 13.
일산 호수공원의 겨울 풍경 설 연휴에 일산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설날에 내린 눈이 소복이 덮여있는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열심히 걷고 있었다. 눈이 말끔하게 치워진 산책로로 접어드는 순간 속도감이 느껴져서 마치 컨베이어에 올라탄 것 같은 느낌..! 꽁꽁 얼어붙은 호수. 교각에 그려진 여름꽃들에게서 느껴지던 따스한 기운. 컨베이어는 계속 돌아가고.. 나는 주변을 구경하면서 노닥거리느라 자꾸 뒤쳐져만 가고.. 어느새 호수를 반 바퀴 돌았다. 눈 덮인 호수는 너무나 눈이 부셔서 오래 바라볼 수 없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길. 사람들이 부지런히 돌리는 컨베이어 위에서 나도 시계의 초침처럼 제 속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속도를 맞추려 애쓰게 되더라. 안 그러면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달.. 2022. 2. 8.
다육이 겨울나기 모처럼 공기도 맑고 포근했던 날,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다육이에게 신선한 바람을 쏘여 주면서 오랜만에 핸폰 촬영을 했다. 다육이는 충분한 햇빛과 추위를 견딘 만큼 이뻐진다더니 울긋불긋한 색감이 단풍도 저리가라 할 모습이다. 너무 이뻐~~ 근 5년여동안 잎만 무성한 채 꽃을 피워내지 못했던 금황성이 언제 꽃망울을 맺었다. 십여년 넘게 키운 어르신이라서 그저 노쇠한 까닭이려니 했는데 어찌나 고맙고 반갑던지.. 귀여운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배시시 웃으며 입을 벌릴 것만 같다. 이 아이들 역시 고맙게도 기나긴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고 있다. 그동안의 월동 경험으로 냉기가 스며드는 창가 가까이에 있는 다육이에게만 뽁뽁이 이불을 덮어주었는데 어느 한 녀석도 동사하지 않고 잘 견뎠다. 올 겨울에는 거실의 이중창도 바.. 2022. 1. 27.
서오릉 설경 오랜만에 펑펑 눈이 내렸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송이를 창밖으로 내다보다가 북한산 산행이 가능한지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역시나 입산금지란다. 오후 들어 눈이 조금 잦아들기에 산책하기 좋은 서오릉으로 go~!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은 완전히 그쳤다. 꿩 대신 닭이라고, 북한산 대신 서오릉으로 왔는데 하얀 설원으로 변한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 임금님~! 눈이 와서 좋으신가요? 저는 참 좋네요. 비둘기도 좋다고 산책로를 종종거리고, 모처럼 흠뻑 내려준 눈을 즐기려는 듯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목화꽃 닮은 설화도 이쁘고~ 제설차가 남긴 발자국이 기찻길을 똑 닮았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는 길. 시몬 너도 좋으냐? 눈 밟는 소리가.... 2022. 1. 23.
눈 찾아 나선 북한산 그동안 몇 차례 눈이 내렸어도 소리 없이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곤 했기에,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던 날 북한산성으로 눈 찾아 나섰다. 그럼요.. 그럼요.. 양지바른 곳은 눈 내린 흔적도 없이 말끔한 모습이었지만 발밑에서 느껴지는 눈의 감촉은 오감을 자극했다. 뽀드득.. 뽀드득.. 눈과의 밀어를 즐기며 걷는 길. 계곡은 얼어붙었어도 얼음 밑으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에 귀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 또랑또랑한 물소리는 마치 생명의 소리 같았다. 산을 오를수록 겹겹이 입고 간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한 겹 걷어내니 날아갈 듯 가볍다. 오롯이 남겨진 갈색 추억들이 텅 빈 산을 점점이 메꾸고.. 눈과의 행복한 밀어는 계속 ing~. 가슴 밑바닥까지 닿은 깊은 호흡은 또 다른 희열이 되고, 느닷없이 맞닥뜨린 .. 2022. 1. 13.
生死..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신 시어머님이 위험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형제들과 함께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도 절대금지였던 병원이었는데 이럴 때에야 방문이 허용되다니.. 병원에서 내어 준 일회용 방역 비닐옷을 입고.. 투명한 플라스틱 가리개로 얼굴을 가리고.. 신발을 감싸는 덧신도 신고.. 이렇게 철저한 방역 절차를 거쳐도 한 번에 두명만 병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근 십여 년을 이곳에 지내시면서 처음 5년여 동안은 대화도 나누고 집에서 만들어 간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것도 보면서 눈을 맞추었는데, 지난 5년의 시간은 깊은 잠에 빠져드신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콧줄로 어렵사리 식사를 드시는 것을 보아야 했다. 어쩌다 병원에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안.. 2022. 1. 5.
송년..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 한 걸음 물러서고, 두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도 한 걸음 물러서고.. 그러면서도 어느새 365일이 흘러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 다다랐다. 늘 제자리걸음으로 머문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앞으로 전진한 건지, 아니면, 그저 시간만 지나간 건지.. 희망도 안 보이고 꿈조차 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마음이 착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한 해도 잘 견뎌냈다고,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느냐고, 한잔 술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한다. 올 한 해도 블친님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새해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해가 되기를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들의 새해를 위하여 건배~~! 2021. 12. 29.
동지 오늘은 동지. 동지를 맞이하여 팥죽을 쑤기로 했다. 푹 삶은 팥을 으깨고 채에 걸러서 고운 팥물을 만들고, 며칠 전 떡집에 들렀다가 한 봉지 사 온 새알심. 늘 반죽해서 직접 새알을 만들었는데 이 편한 세상이라니..! 불린 쌀을 팥물에 넣고 정성스레 저어 주다가 쌀알이 적당히 퍼졌을 때 새알심 투하. 계속 저어주다가 새알이 동동 떠오르면, 맛있는 팥죽 완성~! 새알심 만드는 과정이 생략되니 훨씬 간편한 것 같다. 올 한해 무탈한 것에 감사하고, 새해에도 무탈하기를 기원하며.. 2021. 12. 22.
하슬라 아트월드 야외공원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야외 공원으로 go~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하슬라 아트월드 전경. 해안 절벽 위에 조성된 자연 속 예술 정원. 풍요의 여신 아르테미스도 울고 갈 만큼 풍만한 나신상들이 바다를 등지고 서있다. 비로소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를 흡입하는 자유를 누려본다. 뒤로 다이빙 준비 중인 다비드..?? 이외에도 더 둘러볼 것이 있었지만 귀경할 채비를 해야 해서 이쯤에서 마무리. 경포호 부근 식당에서 섭국으로 점심 식사. 섭국은 강원도 양양과 속초의 향토 음식이라고 한다. 섭이 뭔가 했더니 홍합이라네. 맛은.. 너무 기대가 많았는지.. 그냥 그냥.. 서울로 출발하기 전, 싱싱한 생선을 구입하기 위해 주문진항에 들르고. 2박3일의 여정을 끝내고 귀경. 지루한 팬데믹 시기를 보내다가 잠깐의 틈새.. 2021. 12. 22.
피노키오 박물관 피노키오는 이탈리아 작가의 동화 속 주인공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더 잘 알려진 친숙한 캐릭터. 현대 미술관 3관인 이곳은 하슬라 아트월드의 소장품을 전시해 놓았다. 뒤에 걸린 그림에서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가 느껴지던.. 벽에 장식되어 있는 악어 작품. 악어 작품을 자세히 보니 무수한 스테이플러 심으로 만들어져 있더라는.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피노키오 전시관이다. 이곳에는 세계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이 만든 피노키오를 구경할 수 있다. 착한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고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피노키오는 요정의 도움으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근데 거짓말을 하면 코가 커진다는.. 착한 제페토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냈지만 서커스.. 2021. 12. 18.
하슬라 아트월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하슬라 아트월드. 그간 여러 번 다녀온 강릉의 유명 관광지 대신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하슬라 아트월드를 구경하기로 했다. 입장료가 조금 거하긴 했지만(1만 2천 원) 관람 후에는 충분히 인정되는 가격이었달까.. 하슬라는 삼국시대 때 강릉의 옛 이름이라고 함. 하슬라 아트월드 미술관에는 전 세계 작가들의 작품과 설치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특별했던 외관은 설렘을 느끼게 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흥미진진.. 전시관과 맞닿아 있는 이곳은 천년초 테마로드인데 추위로 인해 천년초 잎이 다 까부라진 것 같다. 드디어 미술관 입장~! 현대 미술관 1관의 아비지 갤러리는 설치미술을 비롯한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비지는 황룡사 목탑을 지었다는 백제의 건축장의 이름이라고. .. 2021. 12. 17.
강릉 바우길 산책 2021.11,27(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출을 보려고 숙소 뒷베란다로 나가 밖을 내다봤더니 잔잔한 동해바다 위로 구름띠가 두텁게 드리워져 있다. 어.. 아직도.. 그럼 일출은 못 보는 건가.. 싶어 급, 아쉬운 마음이 들던 순간. 잠시 후, 혹시나 싶어 다시 뒷베란다로 나갔다가 두둥실 떠오른 태양과 눈부신 눈 맞춤. 오호라~~ 그러면 그렇지.. 구름띠 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저절로 기원의 마음이 되었다. 동해바다에 와서 일출을 못 보면 왠지 속상하거든.. 속초의 델피노에서 1박만 하고 이리로 온 건 다음날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예약이 되어 있어서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었던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친구 남편 회사에서 직원 휴양처로 사용하는 아파트를 급히 알아보게 되었는데 마침 예약이 비어있.. 2021. 12. 15.
속초중앙시장 & 테라로사 속초 시립 박물관 관람 후 점심도 먹을 겸, 시장 구경도 할 겸, 속초 중앙시장으로 갔다. 오후에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친구가 옹심이를 먹고 싶다기에 중앙시장에 있는 유명한 옹심이 집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듣던 대로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한 20분 기다렸으려나..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집인 듯 낯익은 연예인들 모습이 액자 속에 걸려있다. 삼척 북평시장에서 먹었던 옹심이는 아주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는데 이곳 옹심이 맛은 들깨를 넣어서 더 걸쭉하고 구수한 느낌이었달까.. 중앙시장은 한층 말끔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위생 문제가 불거진 후 대대적으로 보수를 했다고 하네. 한가위 보름달만큼이나 둥글고 거대했던 감자전. 노릇노릇 구워지는 모습을 구경하다.. 2021. 12. 12.
속초 시립 박물관 오래전부터 수없이 속초에 왔으면서도 정작 속초시립 박물관 방문은 처음이었다. 초겨울이라 야외 풍경은 썰렁하고, 그렇다고 맨날 바닷가만 거닐 것도 아니어서 모처럼 속초 시립 박물관을 찾았다. 입장료 2천 원. 65세 이상은 무료라고 함. 박물관은 1,2,3층에 전시관이 있고 5층에 전망대가 있다. 먼저 5층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가 뷰를 감상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전시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악산 전경. 대청봉, 달마봉, 울산바위, 상봉, 신선봉 등..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설악산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전시실은 제1 전시실과 제2 전시실, 제3의 전시실이 있는데 속초의 역사와 문화, 유적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이루어져 있다. 속초에 선사시대의 유적지가 있는 건 처음 알았다는.. 2021. 12. 9.
델피노의 아침 2021.11월 26 (금) 굿모닝~! 이른 아침 테라스에서 싱그런 공기를 마시며 울산바위와 눈 맞춤. 울산바위는 동녘의 햇살이 스며들면서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와..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붉은빛으로 물든 세상은 환상적이었다. 맑고 깨끗한 아침. 아침 공기가 싸하게 추웠는데도 부지런한 골퍼들이 그새 필드로 나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한 후, 대충 짐을 챙겨놓고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카페 옥상으로 올라가 울산바위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고~ (뒤에 보이는 건물이 우리들이 묵었던 숙소이다.) 누가누가 잘하나 필드 구경도 하면서.. 멀리 보이는 대청봉과도 눈인사~! 아침 공기는 싸늘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니 한결 안온하게 느껴졌다. 이제 산책하러 go~! 산.. 2021.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