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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부산 나들이 지난 화요일(12일). 봄나들이 이야기 끝에 갑작스레 결정되어 삼십년지기 지인들과 당일 나들이로 부산에 가던 날. 서울역에서 9시에 출발하는 부산행 Ktx를 기다리며 역사를 서성이는데 철로 사이로 곱게 핀 민들레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민들레는 일부러 심어 놓은 것처럼 얌전하고 고운 모습이었다. 당일 나들이인데도 굳이 먼 거리의 부산을 택한 건 이곳에 가보고 싶다는 한 지인 언니의 바램 때문이었다. 일이 꼬이는 바람에 결국은 참여하지도 못했지만.. 2시간 30분여 달려서 도착한 부산역. 시티투어를 하기 위해 안내 데스크를 찾아갔더니 오늘은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당일 나들이라서 시티투어로 부산을 둘러보기로 했고, 투어버스도 월요일만 운행을 안 하는 줄 알았기에 그 외 아무런.. 2022. 4. 16.
북악산 개방로 산행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 북악산과 청와대를 개방한다기에 잔뜩 기대하고 있던 차에, 북악산 남쪽 길이 새로 개방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지난 일요일(10일)에 북악산 산행에 나섰다. 북악 스카이 웨이로 올라가기 위해 화정 박물관 옆길로 들어서는데 박물관의 적막한 기운 속에서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길인데 참 오랜만에 와본다. 백사실 약수는 아직도 음용 불가. 오가는 산책객들의 목을 축여주던 백사실 약수터는 이제 영영 그 역할을 되찾지 못할 것 같다. 꽃만큼이나 이쁜 참나무 새싹.. 북악 스카이웨이에 오르니 노란 개나리가 두 팔 벌려 우리를 반긴다. 사진을 올리다가 나도 모르게 잡힌 무지개를 발견했다. 꼭 행운같아서.ㅎ 북악산 한양도성 길로 들어서며 눈앞에 떠오르던 수많은 계단들.. 갑자기 .. 2022. 4. 14.
하늘공원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다음에.. 다음에.. 미루다가 급기야 만료일이 3일밖에 안 남은 걸 알게 되어 부랴부랴 인터넷 예약을 하고 다음날 검사소를 찾아갔다. 예전보다 절차가 많이 간편해진데다 예약제로 하다보니 바로 검사가 끝났는데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가 왠지 서운해서 옆에 있는 하늘 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네비에 물어보니 목적지까지 3분이라네. 공원 주차장을 찾아가다가 갓길에 세워진 차들을 보고 나도 따라 빈자리에 일단 주차하였다. 다행히 바로 앞차 차주 분이 계셔서 주차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오늘은 토요일인데요 뭘.. 그런다. 그럼 나도 이곳에..! 조금 걸어가니 반가운 구름다리가 보이고~ 홀로 나선 길인데도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볍다. 이 홀가분함이라니.. 계단을 잠시 올려다보다가 맹꽁이 차를.. 2022. 4. 12.
숲길 정원 브런치 카페. 북한산 둘레길을 걸은 후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오랜만에 일영에 있는 숲길 정원에 갔던 날. (지금은 서울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조금 늦은 포스팅이지만 숲길 정원은 봄이 늦게 오는 곳이라서 아마도 벚꽃이 피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 듯..) 피크타임이 지난 시간인 데다 아직은 바람결이 싸늘하게 느껴질 때라서 야외 테이블이 많이 여유로웠다. 우리는 안온한 실내에 앉는 대신 햇살 따뜻한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구수한 커피가 먼저 나오고.. 10여분 기다려서 나온 마늘빵. 좀 있으면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도 남긴 빵은 포장해 가기로 하고 그냥 주문했다. 마늘빵은 이곳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마늘빵만큼은 주문과 동시에 빵을 구워내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갓 구워 낸 빵이라 더 아삭바.. 2022. 4. 8.
북한산 자락길 옥천암을 반환점으로 생각하고 나선 산책이었는데 홍제천을 좀 더 걸을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북한산 자락길 팻말을 보고 자락길을 가보기로 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노란 개나리가 뒤덮은 개나리 동산을 늘 차 타고 지나가며 눈으로만 구경했는데 오늘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그냥 멀리서 바라볼 때는 경사가 심해 보여서 오르는 길이 힘들겠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지그재그로 깔린 데크길이어서 노약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노란 개나리가 피어있는 데크 산책로는 봄날의 안산과 비슷한 느낌. 산기슭은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노란빛이다. 올 봄에는 개나리를 원 없이 보는 것 같은 기분.. 이 아랫동네는 홍은동인가..홍제동인가.. 지그재그 길을 재밌게 걸으며 노란 개나리꽃에 흠뻑 취한 날. 간간히 .. 2022. 4. 6.
홍제천 상류의 봄 봄볕이 이쁜 지난 주말 오후. 친구들과 북한산 산행에 나선 남편 덕분에(?) 홀로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다가 오래간만에 혼자 홍제천을 산책하려고 집을 나섰다. 북한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천을 이룬 홍제천 상류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서 세검정 삼거리에서야 홍제천 곁으로 들어설 수가 있다. 홍제천 덕분에 만나는 아름다운 친구들.. 따뜻한 봄볕 아래서 오수를 즐기는 듯, 가까이 다가가도 별 무반응. 자세히 볼 수록 더 이쁜 풀꽃들은 키재기가 한창이었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신영동의 세검정까지 가는 길은 산책로가 미비해서 개천 위를 넘나들며 걸었다. 멀리 세검정이 보이고.. 좌우의 거대한 구조물들에 짓눌려 주눅 들어 보이는 세검정이어서 개인적으론 늘 아쉬운 풍경이다. 한 때는 칼을 갈며 세상 일을.. 2022. 4. 4.
흥국사 둘레길 사람 곁에서 사는 나무는 꽃도 일찍 핀다. 산수유가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던 지난 주말. 지난번에 흥국사에 갔다가 흥국사 둘레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이번에는 둘레길을 걷기 위해 흥국사를 또 찾아갔다. 새로운 길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흥국사 입구에서 길 방향표를 보고 둘레길로 접어 드니 계절이 완전 거꾸로 되돌아간 느낌..! 등산로를 덮고 있는 수북수북 쌓여있는 갈색 낙엽에서는 온기 한점 느껴지지 않았다. 봄 찾아 나선 걸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같은 하늘 아래서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초록빛 한 톨 보이지 않는 산자락을 훑어보며 탄식을 호흡 삼아 나무 계단을 오르는데 바스러지는 낙엽의 나직한 음성이 들린다.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간다.. 분별하고 싶.. 2022. 4. 2.
원흥 화훼단지 가던 날. 남편이 서오릉이나 걷자는데 이 날따라 걷기가 싫었다. 그래서 서오릉에 남편을 내려주고 한바퀴 열심히 걸으라고 하고 나는 근처에 있는 원흥 화훼단지에 가서 놀다 오기로 했다. 서오릉도 자주 걸으니 재미가 없더라구요..ㅎ 서오릉에서 대략 10여분 달렸으려나.. 유튜버의 소개로 알게 된 원흥 화훼단지는 생각보다 자그마한 규모였다. 입구에 널린 수많은 박스들.. 박스 안에는 올망졸망 귀여운 다육이들이 가득가득.. 다홍빛으로 곱게 물든 딥 레드를 보자마자 눈이 꽃혀서.. 이따 나랑 같이 가자.. 일단 찜~! 실내로 들어가니 눈이 환호하는 풍경이 펼쳐지고~! 다행히 이름표가 붙어 있어서 눈 맞춤하며 얼굴과 이름 익히기가 수월했다. 다육이도 해마다 신품종이 나와서 새로운 다육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로미오와.. 2022. 3. 30.
흥국사 늘 그랬듯이 한옥마을에 주차를 하고 둘레길을 따라서 그냥 걷다가, 북한산 대로 건너편에 서있는 흥국사 안내석을 보고 오랜만에 흥국사에 가보기로 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창릉천에도 봄기운 가득~! 북한산 대로를 건너면 바로 사곡마을. 마을회관이라는 이름이 서울을 벗어났음을 느끼게 했다. 예전에는 이 주변이 아주 소박한 농촌지역의 모습이었는데 그새 많이도 변해서 산뜻한 주택단지가 조성되어 있더라니.. 새롭게 조성된 주택단지를 지나오니 낯익은 옛 도로가 보였다. 예전에는 왼쪽 길로 들어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막힌 길이 되었다. 흥국사로 올라가는 길도 넓고 곧게 새로 닦이고, 간간이 보이는 전원 풍경은 봄맞이 채비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몇 년 만에 와보는 흥국사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일주문은 여전히 변함없는.. 2022. 3. 26.
봄맞이 화원 나들이 무차별적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주변 지인과 친구들이 하나 둘, 확진자가 되고 있는 즈음이다 보니 어디 맘 놓을 곳도 없고.. 봄이 느껴지는데도 아직은 잡히지 않는 삭막한 풍경 일색이기에 요즘엔 꽃구경하러 화훼단지를 찾아가는 일이 잦아졌다. 꽃구경도 할 겸 드라이브 삼아 달리다 보면 기분도 업되고 즐거우니까.. 화원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싱그런 봄빛..!! 촉촉한 공기 사이로 아련히 피어오르는 꽃내음..! 강렬한 붉은 꽃들은 맹숭맹숭했던 시선을 자극하고, 화원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발걸음은 춤을 추듯 가벼워진다. 신비로운 색상의 신상 부겐베리아 꽃에 눈빛이 반짝이고, 포기마다 뿜어내는 긴기아난의 황홀한 향기에 행복해진 코가 황홀경에 빠진다. 우리 다육이들 거처에 당도하면 급 멈춰지는 발걸음. 비록 오.. 2022. 3. 18.
옹기집 다육농원 다육이 분갈이를 하다가 마땅히 어울리는 분이 없어서 북한산성 쪽으로 가는 길에 보았던 다육 농원을 찾아갔는데 넓은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옹기그릇이 눈길을 끌었다. 깎아놓은 밤톨처럼 반들반들한 옹기가 어찌나 이쁘던지.. 이쁜 옹기때문에 귀퉁이로 밀려나 있는 다육이 화분들은 꼭 객 식구 같아 보였다. 아쉬운 데로 몇 개 골라두고, 혹여나 이쁜 다육이 화분이 있을까 기대하며 실내로 들어갔더니 의외로 온갖 장식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예전 같으면 욕심을 내었겠지만.. 그냥 눈 호강하는 것으로 만족. 다육이를 구경하려고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는데 농원이라고 하기엔 소박한 온실이었다. 이곳에선 이쁜 다육이도 옹기그릇에 밀린 느낌. 이 집은 바위솔 종류가 유독 많았는데 볼 수록 개성 있고 이뻤다. 넓은 마당이 있으면 한.. 2022. 3. 12.
서울시청 광장에서..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서는 나라를 기대하며.. 2022. 3. 9.
다육이의 봄맞이 봄을 알리듯, 요즘 다육이들이 너도나도 꽃대를 마구 올리고 있는데 이제나 저제나 꽃이 피기를 기다리던 금황성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요염하면서도 깜찍한 이쁜 꽃. 야호~! 다육이는 꽃이 피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금황성이 꽃망울을 터트리기까지 근 한 달이 걸린 것 같다. 힘들게 꽃을 피운 만큼 시드는 속도도 느린 건 그나마 축복이라고 해야 할까.. 라디칸스도 메밀꽃을 닮은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이름 모르는 다육이도 황금종을 닮은 꽃이 대롱대롱 열렸다. 환희의 눈물을 머금은 후레뉴는 눈물겨운 봄맞이. 꽃대가 겨우 두개만 올라온 긴기아난의 황홀한 향기는 덤같은 축복. 긴 겨울 동안 근근이 목만 축여주다 보니 두툼하던 잎장이 쪼그라든 모습이어서 분갈이를 하기 전에 비쩍 마른 아이들은 저면관수를 해주고 있.. 2022. 3. 1.
미완의 솔내음 누리길 산책 지난 토요일 오후. 북한산성 계곡이나 슬슬 둘러보려고 나갔는데 팔랑팔랑 흩날리던 눈이 갑자기 마구 쏟아진다. 마음은 이미 봄을 향해 있어서였을까? 마냥 꽃비 같았던 느낌..! 산성입구는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구조대 차가 여러 대 윙윙거리고 있었는데 주변 상인에게 들으니 염초봉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다네.. 에구.. 산에서는 늘 겸손해야 하고 행여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사고 소식을 듣고 나니 입산할 마음이 사그라져서 둘레길이나 걷기로 하고 내시 묘역 길로 총총.. 한바탕 내릴 것 같던 눈은 금세 그쳤다. 길 가의 마른풀 사이로 하얀 별같은 들꽃이 반짝거렸다. 둘레길은 대로로 향하고.. 우리는 목적지도 없이 마음 가는 데로 걷기로 했다. 걷는 동안 효자동에 얽힌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아하~! 이래서 .. 2022. 2. 22.
광화문 역에서 볼일이 있어 외출했다가 지하철 5호선을 타고 돌아오는 길. 승객을 태우고 지하철이 떠나자 광화문역은 잠시 호젓한 공간이 되고, 나는 이 호젓함을 잠시나마 누리고 싶어서 스크린 도어에 쓰인 시를 몇 편 읽으며 빈 역사를 잠시 서성였다. 광화문 역에 설치된 장식장에는 조그마한 돌들이 담겨있는 유리병들이 전시되어 있다. 광화문역 공사 중에 출토된 것들인가.. 곰곰.. 지상으로 나가는 길. 계단 한 칸 오를 때마다 수명이 8초가 늘어난다네. 덕분에 이곳에서 도합 296초의 수명을 벌었다. 야호~! 교보 글판은 2021년의 겨울 편으로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다.라는 이동규 교수의 두줄 칼럼 글이 올려져 있었다. 3월이 되면 2022년의 봄 편으로 어떤 글이 올라올지 기대가 된다. 칸딘스키와 말레.. 2022.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