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181 인왕산 초소책방 인앙스카이웨이에 있던 초소가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한 걸 알면서도 늘 눈으로만 스쳐보며 궁금해 했던 곳이었는데 오늘은 마침 볼일이 생겨서 이 길을 오가게 되었기에 시간 널럴한 귀가길에 잠시 들렀다. 인왕산 초소책방 실내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주변 구경부터~! 야외 테라스도 좋고~! 철계단을 밟으며 2층으로 오르면 2층 테라스도 시원해서 좋고~! 주차공간은 아주 협소하다. 차없이 오려면 부암동에서 대략 10여분 걸어야 할 듯.. 전망은 당연 좋구요~! 이제 실내 입장. 책장에는 이라는 상호답게 자연이나 환경,식물 위주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선 커피를 주문하고~! 종로구민에게는 10% 할인해 준다네. 룰루~ 커피가 준비되는 동안 2층 구경이나 하자고. 사방이 시원한 2층에는 커다란 좌식 테이블이 놓여 .. 2021. 1. 29. 내 생애 첫 제주여행 이 앨범을 들춰본지가 언제 적이었는지.. 책장 청소를 하면서도 먼지만 툭툭 털어내고 그만이었던 것을 문득 꺼내어 펼쳐본 앨범이었다. 내 생애 첫 제주도 여행.. 그사이 산뜻한 총천연색이었던 사진은 어느새 많이 빛바래어 있었다. 세월을 머금으면 사진도 이렇게 나이를 먹는다는 걸. 오모나..ㅋ 한라산을 관광하기로 했던 세쨋날. 따뜻했던 날씨가 급변하여 전날 밤부터 갑자기 눈이 내리고 추워지니 아침에 급히 서귀포 시내에 나가 되는데로 두툼한 점퍼와 겨울 바지를 사 입혔더랬지. 앨범을 넘기며 사진을 찬찬히 보았다. 아니, 찬찬히 보게 되더라. 이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풋풋했던 우리의 젊음이 그리워서, 어느새 무지막지하게 흘러버린 세월이 아쉽고 야속해서.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돌려다오. 흐르는 내 인생에 애원.. 2021. 1. 29. 교보문고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잦아들면서 이슬비로 흩날리던 오후. 광화문에 볼일이 있어 나갔는데 일이 금방 끝나고 보니 그냥 귀가하기가 섭하여 교보문고에 들렀다. 어느새 광화문 글판에도 새 글이 걸렸다.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김종삼- '어부' 여느 때와 달리 한적하기만 한 교보문고 입구. 혹여나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도 되었지만 한편으론, 혹시나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하는 이중적인 내 마음이 읽혀져 스스로 우스웠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마스크를 쓴 코에도 진한 책 냄새가 훅 맡아졌다. 참으로 오랜.. 2021. 1. 27. 겨울비+음악=힐링 타임 2021. 1. 24. 홍제천 겨울 풍경 따사로운 햇살에 이끌려 나선 걸음이었는데 막상 밖으로 나오니 생각과 달리 제법 날이 깔깔했다. 옷을 허술하게 입은 듯하여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왕 나선 걸음이니 세검정까지만 다녀오자며 홍제천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북한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개천을 이룬 홍제천 상류이다. 얼음이 녹은 개천에는 오리떼가 유유히 헤엄을 치고 다녔다. 사이사이 식사도 하면서.. 찬바람이 연신 개천을 훓고 지나가 추위가 느껴졌지만 오리들의 귀여운 모습을 한참동안 구경했다. 세검정 산책로도 썰렁. 개천은 꽁꽁.. 아들이 탄 썰매를 열심히 끌고 있는 젊은 엄마. 갑작스레 썰매를 어디서 구했을까..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목표했던 세검정까지 왔는데.. 더 걷기로 하고 징검다리를 건너 계속 go~ 양지바른 곳을.. 2021. 1. 18. 나이 한살 또 얹으며.. 시 한 편 - 문정희 -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2021. 1. 16. 눈이 또 내렸다.. 어제 오후에 펑펑 내렸던 눈 덕분에 새하얀 아침을 맞았다. 하얀 눈 속에 잠긴 세상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집 밖으로 나가보니 지난밤에 일가를 이룬 듯, 앞동 화단 앞에 아기 오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눈을 떠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해주면 더 좋았을 걸.. 아기 오리를 인도하는 꼬마 눈사람도 있고, 아름다운 동심을 살피며 미소가 지어졌다. 정성이란 이렇듯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다는 것을.. 그나저나 오늘은 날이 푸근해서 오리가 금새 날아가 버릴텐데 그 정성이 아까워 어쩌나.. 2021. 1. 13. 성에꽃 短想 거실에서 새어 나간 따스한 온기가 차가운 베란다 유리창에서 하얗게 꽃을 피웠다. 작년 겨울에는 못 보던 모습인데 한파가 지속되는 요즘에는 가시돋힌 성에꽃이 매일 핀다. 한때는, 서운한 마음에 가시를 세웠던 적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건 한갖 욕심일 뿐이었다는. 아침 햇살이 닿으면 언제 피었냐는 듯 조용히 사라지는 성에꽃처럼, 마음을 내려 놓으니 서운할 것도, 화날 것도 없더라.. 2021. 1. 11. 북악 팔각정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하얀 옷자락을 걸치고 있을 줄 알았던 나무들이 완전 맨몸으로 덜덜 떨고 있다. 그 많은 눈은 다 어디로 간 게야.. 놀이터에 나가봤더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듯 발자국 하나 남겨있지 않고 찬 바람만 휭.. 놀이터 한 바퀴 돌며 온기 나누기.. 그나마 내 발자국이라도 남겨 놓으니 덜 외로워 보였다. 오후에는 북악 산책로를 걸었다. 동장군의 위세가 등등했지만 곰처럼 완전무장하고 나왔더니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간밤에 통행금지였던 스카이웨이는 눈가루 한 톨 없이 말끔. 그나마 산책로에 눈이 남아 있어서 다행.. 눈은 쌀가루처럼 포슬포슬해서 미끄럽지 않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북한산. 장승 부부의 해맑은 웃음이 오늘따라 더 정겨웠다. 오랜만에 이곳에서 사진도 한 장 찍고~! 인적 없는 팔각.. 2021. 1. 9. 눈 내리는 밤에 하얀 눈이 소나기처럼 내리던 밤. 패딩 코트를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갔다. 세상의 근심을 어루만지듯 소복소복 눈이 쌓였다. 염화칼슘을 뿌려놓은 길은 그새 속절없이 녹아들었다. 소복이 쌓인 눈이 행여나 사라질까 봐 뽀드득 소리 들으며 발도장 콩콩 찍으며 야밤의 나홀로 트위스트. 눈이 내리던 날이면 누구 발자국이 더 예쁜가 손발자국 놀이하던 학창 시절 친구들을 생각하며 손발자국도 꾸욱~! 남겨보고. 이 밤이 지나면 원망의 대상이 될지도 모를 눈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다. 2021. 1. 8. 봄 향기 마트에 갔는데 냉이가 있어서 냉큼 한 봉지 집어 들었다. 냉이를 다듬는데 풋풋한 흙내음이 어찌나 좋던지.. 저녁 메뉴는 생각지도 안 했던 냉이 된장찌개로 결정. 다듬은 냉이는 대충 썰고~ 두부도 송송.. 멸치 육수에 호박, 양파, 버섯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된장 풀어 넣고, 두부와 냉이,파를 마저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냉이 된장찌개 완성~! 찌개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입안에 봄 향기가 가득하다. 아직도 봄은 천리 밖 멀리 있는데 냉이는 나의 감각을 일깨워 봄을 기억나게 한다. 봄 봄 봄 봄 봄이로군요.. 2021. 1. 6. 이말산 탐방 북한산 둘레길이나 가볍게 걷자고 한옥마을에 주차를 하긴 했는데 걷기도 전에 지루한 생각이 들어서 한옥마을을 슬렁슬렁 거닐다가 인덕원 부근에서 산등성이로 오르는 작은 오솔길을 발견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어디로 갈까..?? 급 호기심 발동..! 참나무 잎이 수북이 쌓인 길.. 북한산과 달리 돌맹이 하나 보이지 않는 푹신한 육산이었다. 갑자기 말끔하게 정리된 평평한 공원이 나오는데 아하.. 이곳이 대로에 걸쳐있는 굴다리 위에 조성된 공원이구나.. 생각하니 길의 흐름이 어느 정도 짐작되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짓이겨져 있는 걸 보니 사람들 왕래가 잦은 것 같았다. 여긴 아마도 산아래 아파트 쉼터..? 산길 주변에는 간이 의자도 마련되어 있었고, 빗소리를 상상하며 시도 한 편 감상. 내려가는 길을 확인한 후 .. 2021. 1. 2. 세밑 단상 옴짝달싹 못하는 세상 속에서 얼어붙은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세밑 한파가 매섭다. 다사다난했다는 표현도 부족한 지난했던 시련의 2020년. 삐걱거린 일상 속에서도 세월은 무던하게 흐르고, 드디어 새해와 바톤 체인지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한해의 마지막 남은 시간을 헤아리는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지만 온 마음모아 희망의 불씨를 지피며 2021년을 기대해 본다. 올 한해도 저와 함께 하시며 음으로 양으로 힘을 주신 친구님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새해에는 희망의 메아리가 울려 퍼져 모두가 웃음 지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가내의 평안과 무탈하심을 기원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 많이 많이 누리시는 한 해 되세요. 2020. 12. 31. 콧바람 쐬러 간 마장호수 산책도 자주 다니던 곳을 맨날 다니려니 심드렁해져서 오래간만에 마장 호수에 가보기로 했다. 혹시나 입구를 다 막았다고 해도 드라이브 삼아 다녀오자며 나선 길. 그동안 거리두기에 충실한답시고 조용히 지냈는데 잠깐이나마 콧바람이라도 쐬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차장은 모두 막아놓았는데 다행히 산책로는 개방되어 있었고 우리가 늘 들리던 단골집도 영업을 하고 있었기에 편안하게 주차를 하고 들어갔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1만원 이상 소비를 하면 시간 제약 없이 주차를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휴일은 1시간만 무료이고 10분 초과마다 1천원 추가라네. 사람들이 많아서 산책부터 하기로 했다. 말라가 해변의 비 오던 밤이 생각나는, 보기만 따뜻한 난로. 호숫가는 살얼음이 살짝 덮여 있었다. 미세먼지가 자.. 2020. 12. 28. 저무는 해 부푼 가슴으로 맞이했던 2020년. 하지만 일 년 내내 바이러스에 쫓기며 살아온 숨 가쁜 시간이었다. 어느덧 12월이 되었고, 며칠 안 남은 올해를 넘길 수 없어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아들 결혼식을 하게 된 지인도 두 명이나 있었고 나름 잘 지내시던 지인의 부모님 두분도 뭐가 급하셨는지 바삐 이 세상을 떠나셨다. 아름다운 선남선녀에게 축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시는 길 배웅도 못한 채 멀리서 축복하고 명복을 빌기만 했으니.. 차암..! 여행을 떠나봐야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듯이 코로나의 제약으로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많은 일상들이 어그러진 요즈음, 지난날의 삶의 모습들이 이토록 소중하고 애달팠던 것인지.. 안타깝고 딱하기만 했던 올해도 저물어 간다. 2020. 12. 24.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1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