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181 북악산의 가을- 아델라베일리에서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미루던 볼일도 봐야 했고 연기되었던 모임이 재개되니 널럴했던 일상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올해 들어 세 번 밖에 만나지 못했던 모임에서도 그간의 흘러버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듯 당일여행 삼아 화천에 다녀오기로 했는데 아쉽게도 취소하게 되었고, 깊어가는 이 가을에 멀리 나가지 않아도 좋은 북악산의 한 음식점에서 만남을 가졌다. 입구에 있는 다육이.. 눈이 먼저 아는 체를 하네. 나와 마주한 커다란 유리창 밖 풍경. 손님들이 많아서 실내 전경은 차마 찍지 못했다. 샐러드, 토마토 파스타와 버섯 피자 한 조각으로 식사를 하고,, 식사를 끝낸 후 테이크아웃 해준 커피를 들고 옥상으로 go go~ 식사를 끝낸 사람들이 모두 옥상으로 올라와 있다. 요즘은 이런 야외시설이 있는 곳에.. 2020. 10. 28.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어쩌다 강바람을 쐬고 싶을 때나, 큰 형님 내외를 만날 때면 자주 약속 장소로 삼았던 감나무집. 늘 차로 꽉 차 있던 주차장이 텅 비어 있어서 이곳도 코로나의 영향이 많은가 보다 했는데 정기휴무일이라네. 에휴..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강변에는 먼저 가을을 맞이한 단풍나무만 홀로 불을 밝히고.. 강물에 비친 은은한 반영..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 앉아서 바라보는 북한강은 정말 아름답고 편안하고 좋다. 굳이 이 집을 찾아오는 이유라고나 할까.. 텅 빈 고요함에서 느껴지는 이 넉넉한 기운..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느낌.. 10여 분간 빈집에서 서성이며 북한강을 조망하고 주변을 수소문하여 찾아간 집 황토마당. 다행히 이 집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오늘 점심은 장어와 메기 매운탕으로. 식.. 2020. 10. 27. 북한강변의 가을소경 작년 겨울에 만난 이후로 간간히 전화통화만 하고 지내다가 근 10개월 만에 만나는 울 큰 형님 내외와 모처럼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날. 팔당대교를 지나가며.. 이곳의 정확한 지명이나 동네 이름이 무언지는 잘 모른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장소여서 약속 장소로 가기 전에 잠깐 쉬어 가기로 했다. 무성했던 연잎은 추억 속으로.. 올여름 연꽃도 예뻤을까.. 늘 그 자리를 지키던 쪽배가 망가진 채 방치되어 있는 모습에 지난 시간들이 어렴풋이 짐작이 되었다. 윤기를 잃은 머루터널도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았던 듯 황량함이 느껴지고..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했는데 과연 말은 살이 찌고 있는지.. 사그라져가는 한잎,한잎마다 그저 순수했던 아름다움의 흔적임을.. 여름날의 수선스러움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는 침묵만.. 2020. 10. 25. 다육이 월동 준비 요즘 다육이가 물드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설악산 단풍이 그리울 겨를 없이 울긋불긋 총천연색으로 물들고 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다육이에게로 먼저 달려가 밤새 안녕했는지, 물은 얼마나 더 곱게 들었는지 살펴보는 게 이젠 커다란 행복이 되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물을 충분히 먹여서 살을 통통히 찌워야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기에 아예 화분을 물에 담그는 저면관수를 하기로 했다. 다육이는 물과 상극인걸로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저면관수로 하루 동안 물에 푹 담가 두면 쪼그라진 잎도 팽팽해지고 아주 단단해진단다. 다육이는 물론이고 집에 있는 다른 화분들까지 저면관수를 해주다 보니 한꺼번에 같이 할 수가 없어서 여러 날이 걸렸다. 이 사진들은 둘쨋날 저면관수 모습. 다육이는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 2020. 10. 23. 수확의 계절에.. 푸릇푸릇 모내기를 끝낸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오랜만에 와보니 논은 황금빛으로 뒤덮여 있다. 논 주인이 쏟은 수고로움을 기쁨으로 거두어들인 길 뚫린 자리도 보이고 바람 따라 일렁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황금물결이었다. 긴긴 장마를 겪으면서도 실하게 맺힌 알곡들. 남인 내가 봐도 이렇게 흐뭇한데.. 씨 한 톨 뿌린 것 없는 나는, 정작, 이 가을에 거둬들일 것이 없어라.. 행운의 네 잎 클로버라도 찾을 수 있으려나.. 2020. 10. 21. 다육 화분 언박싱 다육이 화분을 처음으로 인터넷 구입하고 집으로 배달된 택배를 열어보는 언박싱하던 날. (요즘은 택배상자 여는 걸 언박싱이라고 하더라구요.) 뭐가 이렇게 많나.. 했는데 신문지가 몇겹으로 철통방어를 하고 있다. 신문지로 꽁꽁 숨긴 속 알맹이들. 생각지도 않았던 서비스로 사각 콩분까지 넣어 주셨네. 사진으로 상품을 보고 올려진 제품 사이즈를 머릿속으로 가늠하며 대충 맘에 드는 화분들을 일단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시시때때로 들락거리며 결제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결제!! 요즘 다육이에 대한 유튜브를 보면서 여러 다육이의 성격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유튜버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다육 화분들이 이뻐 보여서 내 다육이도 이쁘게 해주고 싶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동안은 이런 꽃화분이 .. 2020. 10. 17. 안산 자락길 안산은 아카시 나무가 대부분이어서 단풍이 그리 기대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얼마큼 노랗게 물든었는지가 궁금하긴 했는데 초입부터 맞이한 싱그런 녹색 일색에는 조금 맥이 풀리기도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산 & 인왕산...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파란 하늘.. 숲속 쉼터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락길 전망대에서 잠시 뷰 감상. 서양에서 건너온 위해식물이라는데..(이름은 듣고도 잊었다) 어느새 안산 구석구석을 모두 점령했다. 옴마야~~ 너 아직도 있었구나..? 꽃무릇 철이 훌쩍 지나서 흔적도 없을 줄 알았는데 저 홀로 외로이 피어있다. 전혀 기대도 안했다가 맞닥뜨린 만남이 어찌나 기분좋던지.. 보랏빛 맥문동꽃도 다 사그라져서 까만 열매를 매단 지.. 2020. 10. 17. 홍제천 걷기 모처럼 편안한 데크길이 놓여진 안산을 걷기로 했다. 안산을 가려면 홍제천을 통해야 하기에 버스를 타고 그랜드 힐튼호텔 앞에서 하차 후, 호텔 건너편에 있는 홍제천 진입로로 접어들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풍경이 이렇다. 육중한 잿빛 콘크리트 기둥이 떠받들고 있는 내부순환로 아래 홍제천. 홍제천에 꽃향기를 불어넣듯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둔탁한 회색빛 콘크리트 교각에 걸어놓은 서양화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곳. 졸졸졸..물소리는 홍제천이 숨쉬는 소리. 명화 앞에 서서 시선을 고정시키면 어느새 근사한 야외 갤러리로 탈바꿈된다. 다음 교각에 걸린 그림은 무얼까.. 아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똘망한 눈망울은 이곳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았다. 수크렁의 한들거림 속에 가을은 익어가고.... 2020. 10. 14. 실난 손질하다가.. 이 실난은 근 20여 년을 키운 아이인데 늘 큰 화분 사이에 짱박아 두느라 물 주는 시기를 놓쳐서 몇 번씩이나 황천길 앞까지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물만 주면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 사그라진 식솔을 다시 불리고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고.. 그렇게 다사다난한 세월을 함께 한 아이였거늘 요즘은 햇빛 잘드는 베란다 귀퉁이에 세워두고도 다육이에게 혼을 뺏겨 물주는 것도 잊었더니 어느새 삼단같던 초록잎이 노랗게 세어서 축축 늘어졌다. 에고..너무 미안해서리.. 거실로 데리고 나와 말간 가을햇빛 앞에 세우고 이리 뒤적, 저리 뒤적거리면서 노랗게 마른 잎을 따내 주고 있으려니, 오래전, 울 엄마 흰머리 뽑아주던 생각이 문득 들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 뭐야.. 2020. 10. 12. 가을맞이 산행-대성문 오랜만에 뒷산에 오르는 길. 추석을 쇠면서 쌓인 피로감을 핑계로 널럴히 지내려니 심신이 더 늘어지는 것 같아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피곤함이 느껴질 때 산행은 좋은 처방법이라는 걸. 북한산의 가을은 얼마만큼 익었을까.. 기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오르는 길. 참 이쁘기도 하지.. 초록잎을 피우며 희망을 노래하던 숲은 어느덧 노랗게 물들며 가을 소식을 전해주었다. 지금 이만큼 익어가는 중이라고.. 노란 고들빼기꽃이 반겨주는 숲길을 걷고 구철초가 소담스레 피어 있는 길을 걸으며 가을 내음도 맡고.. 명절 피로가 덜 풀린 데다 오랜만의 산행이라서 날고 싶은 마음과 달리 다리가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 긴급 처방으로 사탕 한 알 입에 물었다. 사탕 덕분인가.. 어느새 걸음이 가벼워져서 더 오르고 싶어 졌.. 2020. 10. 6. 나훈아 추석날 저녁에 방송되었던 나훈아 공연은 재방송도 없는 딱 한 번뿐인 방송이라기에 방송시간을 기다렸다가 공연 첫 시작부터 끝까지 풀 시청을 하였다. 백발에도 청바지와 통기타가 썩 잘 어울렸던 나훈아 오빠. 젊은 시절에는 소도둑놈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는 그의 말처럼 다소 야생적인 모습이기도 했었는데 긴 세월이 흐른 지금의 그는 훨씬 더 넉넉하고 여유로운 표정이었고 관록과 연륜이 배인 그의 눈빛과 몸짓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그의 가창력은 넘버원임을 인정하면서도 한때는 그의 느끼한 표정과 몸짓이 조금 불편했던 적도 있었더랬는데, 흐르는 세월과 함께 노랫말에 담겨지는 철학적인 삶의 관조와 인문학적 통찰이 마음에 와닿으며 점점 더 그이의 깊고 묵직한 영혼이 좋아졌더랬다. 그의 콘서트.. 2020. 10. 2. 화원 나들이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하기는 했지만 방송마다 이동자제를 요청하고 집안에 머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니 자주 하던 산책도 자제하게 되면서 심정적으로는 거리두기 단계가 더 상향된 기분이 되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겠지요,, 다육이를 분갈이하며 마사토가 부족해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필요한 물품도 구입할 겸, 드라이브 삼아 오랜만에 양주 화훼단지를 찾아갔다. 오후 시간이긴 했지만 방문객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 신기하게 생겨서 한참을 드려다 본 화초. 이름은 안물어 봤네요. 내 시선은 자연스레 다육이들에게로 향하고.. 다육이용 화분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사장님이 어찌나 친절하시던지 묻지도 않은 이야기들까지 시시콜콜 해주신다. 아마 손님이 없어서 많이 무료하셨던게지.. 어차피.. 2020. 9. 28. 다육이 돌보기 맑고 청명한 파란 하늘과, 말간 가을 햇살이 눈부신 요즘. 장마철 내내 물 한 모금도 맘껏 마시지 못해 까칠해진 다육이들을 단장시켜서 서둘러 노숙을 시켜야 했기에 맘이 급했다. 원래 장마가 끝나자마자 손질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가을속으로 깊이 들어와 버렸으니..쯧! 우선 삐들삐들 마른 잎이 탱탱해지도록 실컷 물을 먹여서 갈증부터 해소시켜 준 다음,, 겹겹이 쌓인 하엽을 거둬내고 비실비실한 녀석은 분갈이도 해주고.. 다육이들에게는 습한 장마철이 제일 살아내기 힘든 계절이라기에 잎이 쪼글쪼글 주름질 때까지 물도 굶겨가면서 잘 이겨내기만을 기도했는데 아쉽게도 두 녀석이 무름병에 걸려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라는 이름처럼 분홍색과 노란색, 녹색의 아름다운 색을 가지고 있던 이 아이도 오색빛깔은 .. 2020. 9. 26. 비대면 공연관람-러시아 음악의 밤 CBS방송에서 보내준 안내문자. 이 공연은 CBS가 준비한 첫 비대면 온라인 무관중 라이브 공연으로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였다. 그동안 콘서트 영상을 많이 봤지만 이 콘서트는 라이브 공연이었기에 자못 그 느낌이 궁금했다. 이어폰을 끼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관람 시작~!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고.. 고막을 울리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공연장의 3등급 객석 쯤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감미로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연주되고.. 이 동영상은 카라얀이 지휘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입니다. 지휘 최영선. 이번 공연에는 러시아 음악가인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브스키, 글린카의 명곡이 연주되었다. 소.. 2020. 9. 18. 산성계곡 산행 이 세상에 아무리 좋은 곳이 많다고 하여도 내 쉴 곳은 북한산 뿐이라네. 가을이 왔다고, 코스모스는 햇빛보다 더 빵긋한 미소를 날린다. 지난 장맛비에 흙이 쓸려 내린 숲길은 척박한 돌길이 되었다. 계곡물의 힘찬 하모니는 힘을 돋우고 심연의 골짜기를 울리는 거친 물소리에 가슴이 뻥~~! 완전 사이다였음. 세상살이의 번민과 한숨은 이곳에 몽땅 부려놓자..!! 비 예보는 있었지만 종일 개인 날이었기에 나선 걸음이었는데 산행을 시작할 때부터 한두 방울 기미가 보이더니 급기야 빗방울이 제법 굵어진다. 다행히 차에 있던 비상용 우산을 챙겨 왔기에 걱정은 없었지롱. 콩나물 같은 버섯이 이끼 사이로 피어 난 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 긴 장마에 갈길 없어 헤매던 빗물은 애꿎은 나무들을 갈지자로 사정없이 쓰러트리고 달아.. 2020. 9. 15.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1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