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181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이곳에 오면 초록빛 넘실거리는 논을 볼 수 있어 좋다. 멀리 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전원적인 시골 내음 물씬한 풍경. 더불어 가끔 찾아가는 단골 음식점이 있어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주변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서 나에겐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곳이다. 기계로 농사짓는 시대임에도 이곳에서는 허리 숙여 모를 심고, 낫으로 벼를 베며 직접 손으로 농사를 짓는다. 규모가 작으니 고생이 두 세배..! 푸른 물결 일렁이는 논은 보고만 있어도 싱그러워 좋았다. 눈도 정화되고,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 먼 여행길에 나서는 민들레 홀씨의 안녕을 기원하며.. 남의 집 마당도 스리슬쩍 구경. 이쁘게 가꾼 시골집 마당 한편에는 루드베키아가 만발이다. 루드베키아의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라네. 늘씬하게 자란 각양각색의 달.. 2021. 7. 8. 무용 공연관람 오랜만에 무용공연을 관람했다. 한양대 원미자 교수의 60년 예인의 길 공연. 코로나 때문에 많은 공연이 취소되는 와중이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날을 기다렸다. 공연장소는 삼성동 한국문화의 집. 공연 관람 전, 공연장 앞에서 지인들과 만나 근처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공연장은 아담했다. 좌석마다 띄어 앉아야 해서 관람 인원수가 제한되긴 했지만 비대면이 아닌 것만도 다행이려니. 공연은 아홉마당으로 구성되었다. 요즘 허튼춤과 진주 교방굿거리춤을 익히는 중이라서 기대를 많이 했던 공연이었기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더 세심하게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허튼춤과 진주교방춤을 공연한 무용팀의 인사. 논개 살풀이춤의 성은혜 교수. 마치 논개가 환생한 것 같았던.. 슬프고 아름답고 한스러운 춤사위가 무척.. 2021. 7. 7. 한옥마을 꽃밭 잡초만 무성했던 나대지였던 땅이 꽃밭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분양되지 못한 땅이었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곱게 치장한 한옥 틈바구니에서 이빨 빠진 듯 퀭해 보이던 자리에 이쁜 꽃밭을 만든 지자체의 결정은 참 잘한 것 같다. 아직은 엉성한 모습이지만 동물 토피어리도 있고, 일렬횡대로 서있는 개량종 코스모스는 왜 그리 꼿꼿한 자세인지.. 꽃피는 시기도 빨라서 한여름이 되기도 전에 벌써 사그라들고 있으니 가을 코스모스도 이제 옛말이 되는 건 아닌지.. 얼핏 엉겅퀴 같은 분위기의 이 신참내기가 눈에 꽂힌다. 국화과에 속한다는 리아트리스. 벌레를 퇴치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니 동네 꽃밭에 심기엔 안성맞춤인 듯..! 핑크 달맞이꽃의 화사한 웃음에는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꿀풀과에 속하는 백리향은 이름에서부터 향기가 솔.. 2021. 7. 6. 오늘제빵소 나들이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고 음식점 주변의 카페에 들어가려다가 20분을 달려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오늘 제빵소로 갔더랬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역시나 달려온 보람이 있더라는. 철 지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는 본관. 비록 조화이긴 하지만 꽃은 늘 반가움이다. 이곳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어느 것이 맛있을까.. 디저트 탐색 중. 막 점심을 먹고 왔어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으니까..ㅋ 구수한 빵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눈빛으로 익어가는 빵.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친구가 슬쩍 한 장 찍어줬는데 에구구.. 이쁜 우리 친구가 눈을 감고 있었네.. 북한산이 바라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자모회에서 만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덧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흘.. 2021. 7. 5. 물안개 낀 북악산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북악 산책로 걷기. 진한 풀내음에 코가 화들짝 놀란다. 이 상큼함이라니..!! 팔각정에 도착하자마자 북한산 조망부터. 눈앞에 펼쳐져 있을 북한산은 장막에 가려지고 5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시야에 눈이 막막해진다. 아쉬운 마음으로 화단의 클로버에게 시선을 보내며 혹여나 있을지 모를 네 잎 클로버를 눈 더듬어 찾아보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네. 바야흐로 버찌가 익어가는 계절. 멀리 가닿지 못하는 시선이 비에 젖은 벤치에 잠시 앉는다. 순간 내 몸도 축축히 젖어드는 느낌.. 이래서 몸과 마음이 동체인가봐. 드디어 하늘마루에 도착했다. 비가 내리니 하늘마루도 오롯하게 우리들 차지. 빗소리 들으며, 바람소리 들으며.. 풀숲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도란도란 나누는 담소처럼 들.. 2021. 6. 26. 매실청 지난 주에 재래시장에 가봤더니 매실이 엄청 쌌다. 이제 끝물이라서 그렇다지만 그래도 그렇지 5킬로에 7천 원이라니.. 매실 키운 농부님 마음이 무척 착잡할 것 같았다. 난 작년에 담근 매실청을 아직도 개봉을 안 했기에 매실이 탐나긴 했지만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매실청을 거르는 날. 작년 이맘때 담아둔 것이니 1년 만에 개봉하는 매실청이다. 남들은 100일 만에 걸렀다고 하는데 나는 오래전에 특별하게 비법을 가르쳐 주신 분이 계셔서 그분의 조언을 떠올리며 1년을 푹 묵혔더랬다. 매실 건더기는 쫀득쫀득 맛있었다. 이번에는 설탕도 맞춤했고 발효될 때 넘치지도 않았으니 매실청이 제대로 담가진 것 같다. 1년 동안 숙성된 매실청은 그 맛이 깔끔하면서도 깊었다. 매실청을 담그면 건더기를 어찌해야 할지가 늘 고민.. 2021. 6. 22. 선물 받은 날,꽃밭에서 길을 걷다가 도로에 인접한 막다른 골목 코너에 이름 모를 꽃밭이 있는 걸 발견했다. 와우~ 이게 웬 횡재.. 늘 차로 지나쳐서 눈에 띄지 못했던 꽃밭이었는데 이렇게 슬슬 걷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 많다. 네이버에 물어보니 아마 인디언 국화라고 하던가.. 유난히 이쁘고 고운 접시꽃 당신의 얼굴. 땅주인이 놀고 있는 땅에 꽃을 가꾼 것인지 어쩐지.. 입구에 나무 가림막을 설치해 놓아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그곳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있더란 걸. 이분은 나와 함께 무용을 하는 분인데 고전 바느질 전문가이시다. 솜씨가 좋아 고전적인 다른 분야도 다 다루시는 손재주꾼. 나보다 4살 연상인 언니. 지금 꽃 이름 찾고 있는 중.. 하얀 수레 국화도 피었고, 얘 이름은 뭔지 찾아보지도 않았네. 이름 아는 것이.. 2021. 6. 20. 축전의 대가족 이루기 2021. 2월 15 오동통한 잎장이 하트를 닮아 더 귀여운 축전. 씨앗이나 잎꽃이가 아닌 탈피로 번식한다기에 호기심이 생겨 데려왔던 다육이다. 2021.3월 4일. 보름도 넘게 우리 집 환경에 적응시킨 후 화분에 심어 주었다. 4월 21일 탈피 시작. 화분에 심은 후 탱글탱글하게 야무진 모습을 보이던 축전이 크기를 키우지도 않고 시들시들한 모습으로 변하기에 이러다 죽는 게 아닌가 싶어 노심초사하며 시시때때로 관찰했더랬다. 아마 그렇게 한달여를 지켜보았을까.. 시들시들하던 잎장이 얇은 막을 씌운 것처럼 조금씩 투명한 비닐처럼 변하더니 어느틈에 잎이 쬐금 튿어져 있었다. 아하~! 이것이 바로 탈피의 과정이란 걸.. 4월 25일.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고통은 식물도 다를 바 없는 것 같았다. 지켜보는 것만으.. 2021. 6. 15. 고령자에 대한 短想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부여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18일로 예약을 했다. 나라에서 인정한 노인 여자인 지공 여사(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여자)가 되기에는 몇 년이 부족한지라 아직까지는 노년세대라는 생각을 못하고 지냈는데 60세부터 고령층 운운하는 뉴스를 들으니 퍼뜩 정신이 들었다. 심리학자인 칼 융이 남성성의 극치로 묘사한 것은 젊고 잘생긴 다비드가 아니라 나이 든 현자였고, 여성성의 극치로 묘사한 것은 젊은 미녀가 아닌 할머니였기에 해마다 늙어가는 입장에서 나름 위안으로 삼으며 곱게 늙고 싶은 소망이 있었는데 그저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한 고령자라는 표현으로 공공연하게 지칭되니 아직은 듣기에 좀 민망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냉정한 사회적 위치를 실감했다고나 할까..! 고대 .. 2021. 6. 7. 다육이 시집살이 며칠간 흐리고 비를 뿌리던 날씨가 오늘은 쾌청하게 개어서 환한 햇살이 너무 좋다. 햇살님아~! 장마 전까지 만이라도 계속 이래 매일 와주면 안 되겠니..?! 지난가을부터 거실 깊숙이 들어와 놀던 햇살이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 가면서 서서히 발을 빼더니 요즘은 창틀 부근에만 머물러 있기에, 다육이에게 조금이라도 햇살을 쬐어 주고 싶은 마음에 베란다에 있던 다육이들을 해가 잘 드는 거실과 안방의 창틀에 옮겨 놓았다. 집 밖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있는 다육이들. 우리 집에서 다육이에게 제일 상석이랄 수 있는 이 자리는 다육이가 물을 많이 먹어 웃자라기 시작하거나 혹은 물이 고픈 다육이에게 비 보약을 먹이고 싶을 때, 또, 햇빛이 부족해 제 색깔을 잃어버린 다육이가 유유자적 햇빛을 쪼이며 재충전하는 힐.. 2021. 6. 2. 화정박물관 장미 한때의 영화를 뒤로 하고 휴관 중인 화정 박물관. 그리고.. 인적이 끊겨 썰렁해진 집을 말없이 밝혀주던 장미.. 박물관 건물 1층에 자리했던 브런치 카페도 문을 닫았고 2층의 이탈리안 음식점도 문을 닫았다. 그런 모습을 위로라도 하듯 장미는 말없이 화사하게 피었더랬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 앙다문 입을 연상케 하는 굳게 닫힌 박물관 입구에 휴관이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장미는 예전처럼 소담스럽게 피지 못했다. 그래도 화사하게 핀 장미가 있어 빈 집에 생기를 불어넣었는데 5월의 잦은 비에 낯이 많이 상한 모습이었다. 꽃도 살펴주는 눈길이 많아야 신나게 피울 텐데 인적 끊어진 빈집을 지키고 있으니 꽃인들 무슨 신명이 났으랴.. 5월의 주인공이었던 장미는, 5월이 저물면서 흩어져 내렸다. 2021. 5. 31. 비오는 날 풍경 광화문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외출하던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빨간 신호등 앞의 멈춤이 어찌나 다행이던지.. 와이퍼를 끄고, 빗방울 무늬 속으로 보이는 풍경을 무슨 작품 감상하듯 느긋하게 즐겼다는 거 아닙니까.. 차창밖으로 보이는 광화문은 옛 추억에 잠긴 듯하고.. 공교롭게도, 한번 빨간 신호등에 걸리면 계속 행운처럼 엮인다는 거. 볼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도 신호등은 쉬엄쉬엄 가라며 발목을 붙잡았다. 오가는 사람들은 환영처럼 시야에 머물다 어느새 흩어지고 나는 영상을 감상하듯 그 모습을 즐겼다. 비가 잦아드는 듯 북악산을 에워싼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가랑비 솔솔 뿌려지는 효자로도 멋진 풍경화로 탄생~! 신호등의 배려로 봉황 분수대의 꽃길을 잠시 눈으로 걷기도 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 2021. 5. 27. 능내리에서 만난 풍경 한 달이 이렇게 빠를 수가.. 큰 형님을 만난 지가 며칠밖에 안된 것 같은데 그새 한 달이 다 되었다. 두 분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으셨고 경과도 좋다고 하셔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팔당으로 향한다. 평일날 오전인데도 교통이 많이 막혔다. 팔당으로 가는 도로 양쪽의 많은 브런치 카페는 오전 11시쯤인데도 주차된 차량이 즐비하고 도로의 차량들은 완전 거북이걸음이니 원..! 지난번처럼 미리 공원 산책을 하려고 일찍 나섰는데도 도로에서 시간을 다 보내버려서 지나는 길에 있는 연꽃마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연꽃마을 입구의 매점도 문을 열었다. 매점에서 틀어 놓은 발라드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제법 구색을 갖추어 놓은 야외 테이블은 주인아주머니가 쓸고 닦았는지 한결 말쑥해졌다. 뭐든 사람의 온기가 닿아야 생.. 2021. 5. 25. 4.19 공원에서 지인 언니가 점심을 사신다며 만나자고 하셔서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신가 했는데 칠순을 맞았으니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었다고 한다. 미리 귀띔이라도 했으면 가벼운 선물이나마 준비했을 텐데 빈손으로 나가서 맛있는 점심만 얻어 먹었다. 식사 후 부근 카페로 이동하려다가 음식점에서 제공한 원두커피를 마셨기에 그냥 산책이나 하자며 오랜만에 4.19 공원을 찾았다. 5월의 햇살 아래 빛나는 나뭇잎 색깔이 어찌나 이쁘던지.. 선명한 총천연색 자연빛에 마음이 절로 행복해지는 풍경. 윤기가 흐르는 연녹색 사이로 그새 여름이 어른거렸다. 따뜻한 대화를 잃어버릴 때 인간은 고독해진다고 했던가.. 코로나 때문에 삼개월여 못 보았더니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그늘진 자리 찾아가는 길. 연못의 분수도.. 2021. 5. 20. 어버이날에.. 어버이날이 한참 지났는데 뒤늦게 포스팅을 하려니 세삼스럽긴 하지만 울 아들의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기로 했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어버이날 대신 다음날 저녁시간에 고양시 벽제에 있는 늘봄공원에서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혹여나 오가는 길에 교통체증이 있을까 염려하긴 했지만 야외에 휴식 공간이 넓은 점이 좋아서 일부러 손님이 많을 것 같은 점심시간을 피해 5시쯤 갔는데 막상 와보니,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된다며 번호표를 건네준다. 헐.. 그 사이에 공연장도 멋진 정자 모습으로 새로 지어졌고 넓었던 공연장 앞마당도 무언지 모르게 변한 느낌이었다. 당분간 중지되었을 줄 알았던 공연도 열리고 있고.. 야외에서 노래를 들으며 휴식하는 많은 사람들. 우려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누군들 불안하지 않을라고.... 2021. 5. 17.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1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