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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립 궁중 무용단 종로구립 궁중무용단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나온 후 주변에서 응시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남들은 응시하고 싶어도 종로구민이 아니어서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는데 나에겐 기회였어도 내심으론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일단 실력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무용단에 들어가기에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이제 시작하여 몇 년이나 할까 싶기도 했고, 운동삼아 취미삼아 했던 무용이 부담이 되면 어쩌나 싶은 기우가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왕에 하는 무용이라면 공적 조직에 소속되는 게 어디냐고, 기회는 늘 있는 것이 아니니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해 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지 않겠냐는 또 다른 내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어 응시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12월 한달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운영한다는 궁중무용 오픈 클.. 2023. 1. 11.
행복둥이 그동안 몇 번의 겨울을 함께 넘기며 이런저런 경험을 겪어온 다육이와 나는 서로에게 길들여진 덕분에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을 아주 순탄하고 편안하게 잘 보내고 있다. 이젠 얼굴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사이가 되었고, 표정만으로도 기분을 알아챌 수 있게 되었다. 길들인 것에는 책임감도 따르기에 밤새 안녕하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 지난여름, 청초한 얼굴을 마구마구 피워 올렸던 나도 샤프란. 힘겨운 꽃 피우기를 끝낸 하얀 나도 샤프란은 산화한 꽃잎을 옆에 두고 재충전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12월 한 달 내내 불꽃을 피웠던 게발선인장은 우리 집 송년 트리였다. 봄을 기다리며 인내하는 모습이 이쁜 우리 집 행복둥이들..! 2023. 1. 6.
광화문 광장 세밑 풍경 광화문에 나갔다가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빛초롱 축제를 둘러보았다. 빛초롱 축제는 광장이 재개장한 이후로 처음 열리는 축제인데 모든 조형물이 등으로 제작되었다. 찬 공기가 제법 매서운데도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많고~. 광장에 모인 조형물 사람들은 시공간을 건너뛴 모습이었다. 새해 주인공 토끼가 전해 주는 복주머니를 마음으로 받아 들고 희망의 새해를 기대하며.. 야간에 문을 여는 마켓은 Close 상태였다. 해치마당에 왕도 행차하시고, 이곳 작품들은 한지 등(燈)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수상작인 나비와 고양이. 조형물에 빛이 없으니 앙꼬 없는 찐빵처럼 맹숭맹숭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야간에 빛이 들어오면 나름 볼 만할 것 같았다. 나눔 온도 67.9도. 이맘때면 늘 90도.. 2022. 12. 31.
레드 그린 송년 모임 해마다 송년 모임 때면 드레스 코드를 정하여 특별한 송년 모임을 한지가 어느덧 10여 년이 넘었는데 오늘은 코로나가 막 시작되었던 2019년의 오렌지빛 송년 모임 이후 근 3년여 만에 재개된 송년 모임이었다. 올해 드레스코드는 정통 성탄절 컬러인 레드와 그린. 자주 가는 단골 음식점 사장님은 우리들을 위해 메뉴에도 없는 특식을 제공해 주셨다. 일명 군고구마 치킨 샐러드. 그리고 파인애플 볶음밥.ㅎ 한 친구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양말 드레스코드. 소품 안경을 준비해 온 친구도 있고~ (빌려 썼음.ㅋ) 총무가 준비한 성탄 기념 액세서리들. 가위, 바위, 보!! 에구.. 또 졌다. 이기는 사람이 마음에 드는 액세서리를 골라가기로 했는데 난 이런데 영 소질이 없어서 번번이 졌다는. 어렵게 획득한 액세서리를 착용하.. 2022. 12. 25.
오렌지빛 송년의 밤 아이들 고등학교 자모회에서 만나 15년 넘는 세월을 함께하며 집안의 경조사에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즐거운 만남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이들과 상관없이 엄마들간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지고, 연령의 차이는 조금 있어도 서로가 배려하고 지내다 보니 이젠 모두가 스스럼없는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올 송년모임은 한 자모가 운영하는 애어비앤비의 빈집을 빌려서 조촐하지만 편안하게 모임을 갖기로 했다. 올해 (2019) 드레스코드는 오렌지색.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귀여운 풍선이 식탁에 놓이고 한명도 빠짐없이 오렌지색을 갖추고 모였다. 이런 열의와 정성들이 있어 이 모임은 늘 즐겁고 화기애애하다는. 2명은 외국 여행중이어서 불참하였고 나머지 2명은 늦게왔다. 드레스코드 수상을 위해 각자 포즈잡고 촬영도 .. 2022. 12. 25.
김천흥 무악 백년 기념 공연 12월 14일 오후 7시. 한국예술 종합학교의 이어령 예술극장에서 김천흥 무악 백 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관람하였다.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이어령 박사는 학교 설립의 근간인 설치령을 제정하여 한국예술 종합학교의 설립을 이끄신 분이라고 함. 매서운 강추위가 몰아친 날씨였지만 털옷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지하철을 몇 번씩 환승하며 일찌감치 공연장에 당도하였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리허설도 살째기 구경~! 공연은 1작과 2작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그 사이에 15분여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공연 중에는 촬영이 불가하여 궁중무용의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먼 옛날의 궁중 연회를 상상하면서 꿈꾸듯 황홀하게 관람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늘 건승하시길.. 2022. 12. 16.
눈이 내리네~~ 오전만 해도 반짝! 했던 하늘이었는데 오후로 접어 들면서 점점 구름이 몰려들더니 급기야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무용 수업 중에도 창밖에 흩날리는 눈을 곁눈질하며 싱숭생숭해지던 마음.. 싱겁게 끝날 것 같던 눈은 수업이 끝날 즈음이 되니 다시 펄펄 내렸다. 눈송이는 대지에 닿자마자 이슬로 변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마음도 슬슬 녹아 내렸다. 어디선가 캐롤송이 들려올 것만 같고 옛 추억들이 소환되던 풍경..! 이렇게 눈을 맞으며 거리를 걸어본 적이 언제적 이던지.. 동네 입구에 세워져 있는 츄리에도 하얀 눈이 소복소복. 화단의 화초도 하얀 면사포를 두른 어여쁜 모습이 되었다. 2022. 12. 14.
자치회 발표회 내가 무용을 배우고 있는 궁중무용협회 회원 중에 숭인동 주민센터 프로그램에 수강 중인 분이 있는데 이번에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연할 인원이 적으니 이번 발표회에 참여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는데, 발표할 춤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아직 완전히 익힌 것도 아니어서 정중히 사양했건만 너무도 간곡하게 사정을 하니 마냥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 한번 해보는거지 뭐! 연두색 저고리를 빌려 입고, 쪽머리에 은비녀 꼽고, 족두리 쓰고..! 떨리는 마음으로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는데 설상가상으로 우리 팀이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는 전갈을 받으니 긴장했던 마음이 더 긴장되었다. 춤의 순서를 다 익히지 못해서 커닝하기 좋게 뒷줄에 세워달라고 했건만 앞줄에 떠억 세우다니..헐~~.. 2022. 12. 9.
진관사 초겨울 풍경 고양 스타필드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책 삼아 진관사에 들렀다. 진관사 입구에는 그 사이 새로운 데크길이 도로 왼쪽에 만들어져 있었다. 데크길 끝에 다다르니 새롭게 단장한 길이 보였고 호기심 많은 마음이 발길을 이끈다. 이곳에도 말끔하게 정비된 계곡이 있었네.. 그동안 이쪽 계곡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가을이 머물다 간 자리에 겨울의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계곡 끝에 극락교가 보였다. 무성했던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니 늘 다니던 건너편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극락교를 건너지 않고도 일주문으로 직행. 북한산을 올려다보며 도로 양편에 늘어선 늘씬한 소나무들 사이로 올라가는 이 길이 나는 늘 좋았다. 지인들과 산책 나오신 듯.. 마음의 정원을 찾은 수녀님의 발걸음도 가볍고 경쾌해 보였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 .. 2022. 12. 3.
춘앵전 워크숍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캠퍼스에서 열린 춘앵전 워크숍에 참석하던 날. 캠퍼스 정문 앞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울 의릉이 자리하고 있었다. 의릉에는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과 계비인 선의왕후가 모셔져 있는데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능 입구에서 구경만 했다. 다행히 입구에서도 의릉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지는 예전에 중앙정보부가 있던 자리여서 동네 사람들도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중앙정보부가 내곡동으로 이전하고 들어선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캠퍼스 전경.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빛낼 예술가 꿈나무들은 저마다의 예술혼을 불태우며 열심히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만추의 풍광에 젖어 잠시 캠퍼스를 산책하기도 하고, 수북히 쌓인 노란 은행잎이 탐스러웠던 숲속 정원. 노란 은행잎이 깔린 숲.. 2022. 11. 21.
석촌호수에서 친구들을 만나던 날. 한 친구가 석촌호수에 갔다가 고운 단풍을 보고 우리들 생각이 났다기에 점심 식사 후 석촌호수를 둘러보기로 했다. 석촌호수는 강남에 살 때 두어 번 다녀온 곳이었으니 근 30여 년 만의 걸음인 셈이다. 갔던 기억만 있는 석촌호수는 생각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잠실의 명물이 된 롯데타워도 처음 구경. 완전 서울 촌놈이 따로 없다.ㅎ 벚꽃이 피었던 자리에 붉게 물든 벚꽃 단풍. 소복소복 쌓인 낙엽도 이쁘고, 이따금씩 후두둑 떨어지는 낙엽비를 맞는 것도 즐겁고, 송파대로가 호수 위로 지나가는 바람에 호수를 건너가는 지름길이 생기고 호수는 동호와 서호로 나뉘어졌다. 토끼굴을 지나면 서호. 서호는 동호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호숫가에서 쉬고 싶었는데 앉을만한 자리도 없고 카페도 호수 건너편.. 2022. 11. 17.
장구 배우기 요즘 새로 배우고 있는 장구 수업시간. 거울 앞에서 악보를 살펴보시는 남자분이 장구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시다. 거울 앞에 장구 악보가 붙여지고, 박교수님이 오셔서 수업 내용을 살펴보시는 중.. 덩덩 쿵따쿵, 덩덩 쿵따쿵.. 은 휘모리장단. 따구쿵따 쿵따쿵, 따구궁따 쿵따쿵.. 은 진오방진 장단. 장구 선생님은 이 장단들을 먼저 입으로 외워야 한다고 하셨다. 에효.. 입으로 치는 것도 힘든데 장구까지 치려니 자꾸 두 팔이 꼬여서 원! 그래도 여러 번 반복 끝에 정확한 장단을 치게라도 되면 그 희열이 말할 수 없이 크고 재밌다. 수업이 끝난 후 인사 굿. 덩덩 덩덩 더더덩덩 덩 딱~! (수고하셨습니다.) 궁중무용을 지도해주시는 박은영 교수님은 앞으로 설장구 춤도 배우게 될 거라며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에.. 2022. 11. 13.
북한산 산행 만추의 북한산 산행. 잎이 꽃으로 피어난 두 번째 봄, 가을도 이제 그 끝자락에 다다랐다. 붉은빛 고운 단풍을 보려면 사람 손이 많이 닿은 곳에 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근한 가을빛을 만끽하려면 자연의 손길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산이 최고! 그동안 도심 곳곳에서 곱디 고운 단풍을 많이 보았지만 산을 오르며 감상하는 단풍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그건 마치 되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순간적인 쾌감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지난 폭우에 무너졌던 작은 돌탑이 다시 하나 둘 세워졌다. 나도 주변에 뒹구는 작은 돌을 주어서 살포시 얹고 지나갔다. 그새 낙엽이 뒹구는 산길은 스산하기도 하고 쓸쓸해 보였다. 계곡을 빼곡히 덮고 있는 낙엽. 팔랑팔랑 떨어지는 낙엽비.. 그 틈에서도 노란 단풍의 화사함은 .. 2022. 11. 11.
세브란스 역사기록 전시관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는데 진료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대략 난감..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아트 스페이스로 총총..! 올 때마다 아트홀을 빠지지 않고 둘러보는데 매번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늘 궁금한 곳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는 신화가 된 브릴로 상자 위에 이미지를 올려놓고 무언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들.. Must get back..!! 실내정원도 한 바퀴 둘러보고~ 시간이 여유로우니 세브란스 역사기록 전시관도 관람. 전시관에 들어가면 왼쪽으로 알렌 기념관이 있다. 알렌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의 전신인 제중원의 설립자인데 제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었다. 기념관 입구에 걸려 있는 알렌 사진은 고종이 하사한 당나.. 2022. 11. 7.
열린송현 녹지 공원 경복궁과 공예박물관 사이에 있는 송현동의 빈 공터가 높게 가려져 있던 가림막을 벗고 녹지광장으로 탈바꿈되어 서울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자주 근처를 오고 가면서도 매번 지나치기만 했는데 이러다 꽃이 다 사그라지겠다 싶어서 가을 해가 기울어가는 오후에 공원 안으로 총총..! 이곳은 2025년에 고 이건희 회장의 기념관이 세워질 예정이다. 오후 4시쯤이었던 시각. 빌딩의 그림자가 꽃밭에 드러누웠다. 탁 트인 개방감! 높은 가림막 뒤에 이렇게 넓은 대지가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낮아진 담장 너머로 율곡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쪼그리고 앉아야 눈맞춤 할 수 있는 키 작은 코스모스. 유난히 키 작은 해바라기 꽃밭. 이 소나무는 남산에서 채종한 씨앗을 키워 이곳에 심었다고 하는데 이래 봬도 수령이 25년이.. 2022. 11. 4.